건축이야기

중대형 아파트 인기 이유

도깨비-1 2006. 6. 24. 11:21

중대형 아파트 인기 이유

 

노용환 | ‘32세, 32평 만들기’ ‘바닥칠 때 거저먹는 재테크’ 저자
날짜:2006-06-23 11:04:03
참여 정부 들어 부동산 정책의 최대 수혜를 본 사람들을 꼽으라면 중대형 아파트(전용 면적 25.7평 이상) 소유자를 들 수가 있다.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으며 개인적으로 부동산 정책 방향이 바뀌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이런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생각된다.

첫째, 무엇보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가장 큰 원인이다.

그동안 수많은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었지만 그중 대표적인 것을 꼽으라면 2003년 10.29대책, 2005년 8.31대책, 2006년 3.30대책 등을 들 수가 있다. 10.29 대책 중의 핵심은 1가구 3주택자 이상 양도세 중과 조치라고 할 수가 있는데, 이렇게 되다보니까 다주택자 입장에서는 입지가 떨어지거나 평수가 적은 아파트부터 매물로 내놓게 되어 소형과 중형, 중형과 중대형 아파트가 가격차가 점점 벌어지게 되었다.
8.31 대책의 핵심 내용은 2007년부터 1가구 2주택 양도세 50% 중과세 조치라고 할 수가 있는데, 이 역시 10.29 조치와 마찬가지로 이해 당사자로 하여금 주택 구조조정에 나서게 만들어 부동산 시장에서 평형별 양극화를 가져오게 만든 대표적인 정책이 되고 말았다.
시가 6억원 이상 고가 주택에 대해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적용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3.30 대책 역시 고가 주택에 대한 중산층과 소득 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는 자영업자의 신규 진입을 막기 위한 조치였지만, 선의의 피해자만 양산하고 고가 주택 가격을 잡지도 못했다. 또한 고가주택 대출 규제 조치는 이를 뒤집어보면 6억 이상 고가 주택에 대해서는 ‘그들만의 리그’를 정부에서 인정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참여 정부의 부동산 대책의 본질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세금 강화’ 정책이라고 할 수가 있는데 구체적으로 실제 사례를 통해 한번 살펴보기로 하자. 며칠 전 필자의 지인이 7억에 산 아파트 등기를 했는데, 등기 비용(등록세, 취득세, 지방교육세, 농어촌특별세, 기타 비용)만 무려 2천 5백 만 원에 달한다는 불만 섞인 전화를 내게 해왔다. 이 돈이면 중대형 차를 살수고 있고, 어지간한 직장인의 1년 연봉에 해당하는 큰 돈이다. 이렇게 된 데에는 예전에 비해 세율은 조금 줄었지만 시세의 절반 정도이던 과표가 거래 금액으로 바뀌니 세금이 대폭 늘어난 것이다.
처음에 정부는 선진국 사례-거래세가 낮고 보유세는 높다-를 거론하며, 우리도 보유세를 높여야 부동산이 안정된다고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거래세도 올리고 보유세도 올리게 되는 결과만 초래하게 되니 어느 누가 좋아하겠는가? 또한 이렇게 대폭 인상된 세금은 아파트 가격에 그대로 전가될 수밖에 없게 되어 가격이 오르게 된다.

둘째, 국민 소득 증가를 들 수가 있다.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2003년 12,720달러, 2004년 14,193달러, 그리고 2005년 에는 16,291달러였다. 물론 이중 일부는 환율 상승으로 인한 자연 증가분이지만 머지않아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도 멀지 않은 실정이다. 국민 소득 증가는 자연스럽게 구매력 증가로 이어져 예전보다 넓은 집, 고급 주택 수요 증가로 이어진다. 실제 요즘 40평형대는 예전 중산층의 상징이었던 32평(전용면적 25.7평) 정도로 가치가 하락해 있는 실정이다.

셋째, 우리 사회의 주축인 ‘‘베이비부머(베이비붐) 가구’의 영향력을 들 수가 있다.

6·25 전쟁이 끝나고 1955∼1963년 8년 동안 태어난 한국의 베이비부머는 모두 713만8551명으로 총인구 4,704만 1434명(2005년 11월 1일 기준)의 15.2%를 차지하고 있다. 40대 중반∼50대 초반인 이들은 현재 우리 사회의 핵심 세력으로 사회적 지위와 경제력을 바탕으로 자녀를 위한 공간 확보, 노후 준비 등의 이유로 더 큰 집으로 옮겨가고 있다.

넷째, 인터넷 대중화도 원인이다.

예전에는 부동산 관련 정보도 대부분 소수만이 알 수가 있었고, 그 전파 속도 또한 아주 느렸다. 그래서 나온 투자 격언이 ‘주식은 경기에 6개월 선행하고, 부동산은 후행한다.’는 얘기였다. 하지만 인터넷이 대중화된 요즘은 어떤가? 부동산 정보의 전파 속도가 빨라져 거의 실시간으로 움직인다. 예를 들어 어떤 지역에 개발 호재가 있다고 하면 바로 아파트 가격에 반영이 되는 세상에 우리는 현재 살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수만 명 또는 수십 만 명의 회원을 가진 인터넷상의 부동산이나 재테크 동호회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외에도 중대형 아파트 선호도 증가 원인으로는 ‘주택보급률 증가’, ‘소득 격차 확대’등도 원인이 된다. 이런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지난 2월 부동산 114에 따르면 전국의 아파트 가격은 작년 말에 비해 1.13% 상승했는데 평형이 클수록 가파른 가격상승률을 보였다.
평형별로 50평형대(51평형 이상)가 2.11%의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40평형대(41~50평형)는 1.69%, 30평형대(31~40평형)는 1.02%, 20평형대(21~30평형)는 0.60% 등이었다.
20평 이하 아파트는 0.52% 오르는 데 그쳤다. 전국의 50평형 이상 대형아파트의 가격상승률이 20평형대 소형아파트보다 3.5배 더 큰 것으로 나타나, 중대형 아파트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