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담

[스크랩] 묵묵히 일하는 15인의 전사, 대표팀 지원스태프들

도깨비-1 2006. 6. 21. 14:35
뉴스: 묵묵히 일하는 15인의 전사, 대표팀 지원스태프들
출처: 마이데일리 2006.06.21 13:10
출처 : TV/연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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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묵히 일하는 15인의 전사, 대표팀 지원스태프들


[마이데일리 = 이규림 기자] 한국 축구대표단은 '달' 이다. 우리는 언제나 그들의 일부만을 보며 그 것이 전부라고 생각한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 파견된 한국 축구대표단은 총 몇 명일까? 많은 사람들은 국가대표팀이라고 하면 선수 23명만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사실 한국대표팀은 선수 23명 외에도 딕 아드보카트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6명, 그리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들이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뒷바라지를 하는 지원스태프 15명까지 총 44명으로 구성된 대식구다.

드러나지 않는 대표팀 식구들의 이야기를 담은 한 영상물이 잔잔한 감동을 전하며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대표팀 지원스태프들을 다룬 이 영상물은 교육방송 EBS의 '지식채널 E' 프로그램에서 제작한 '팀 가이스트'라는 제목의 5분짜리 동영상으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맡은 바 책임을 다하고 있는 그들의 숨은 활약을 차분하게 보여준다.

영상물은 옷을 추켜 올리고 경기장에 나서려는 이천수, 경기장에 산발적으로 흩어져 경기를 준비하는 선수들,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는 히딩크 감독의 모습을 배경으로 '우리는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드러나도 한 순간일 뿐이죠. 우리는 주인공이 아니기 때문입니다'라는 자막이 떠오르며 시작된다.

2002년 6월 14일 한국대 포르투갈 경기에서 박지성은 후반 26분 왼발슛을 성공시켜 한국의 16강행을 결정지었다. 사람들은 대부분 이 날 박지성이 어떻게 슛을 넣었는지 심지어 어떤 세리모니를 했는지까지 생생하게 기억하지만 4일 전 박지성이 미국과의 경기에서 왼발을 다쳤다는 사실은 잘 기억하지 못한다.

4일 만에 박지성의 부상당한 왼발을 회복시킨 것은 대표팀의 최주영 의무팀장. 그는 부상부위를 직접 마사지하는 프릭션 마사지로 박지성의 왼발을 단시간에 회복시켰다. 이 영상물은 그로 인해 박지성이 있었고, 그래서 16강이 있었다는 사실을 담담하게 서술한다.

어디 그 뿐일까 월드컵이 시작되기도 훨씬 전부터 장비가방을 벗삼아 1년에 반 이상을 해외에서 보내야했던 신승순 비디오 분석관, 홍명보가 승부차기를 성공시키고 4강 진출이 확정됐는데도 '건방져보일 것 같아서' 벤치쪽에서 박수만 치고 있었던 나머지 지원 스태프들의 노고가 이 영상물에는 고스란히 담겨있다.

'팀가이스트' 영상을 제작한 '지식채널 e'의 김진혁 PD는 "12번째 선수가 붉은 악마라고 많이들 얘기를 하지만 진정한 12번째 선수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하는 대표팀 지원스태프들이 아닐까 생각해 이 영상물을 제작하게 됐다"며 "이번 월드컵 공인구 이름인 '팀 가이스트'가 뜻하는 '팀정신'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였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팀가이스트' 영상물은 최근 온라인상에서 블로그를 통해 급속도로 퍼지며 삽입된 음악까지 인터넷 음악사이트에서 좋은 반응을 얻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시청한 네티즌들은 각종 블로그 게시물들에 댓글을 통해 '정말 감동적이다', '눈시울이 붉어졌다'며 '안 보이는 곳에서 애쓰는 스태프들을 잊지 않겠다'는 의견을 남겼다.

한 네티즌은 '처음 화면이 나올때는 이천수 선수와 히딩크 감독의 얼굴밖에 안보였는데 이 영상물을 보고 나니 마지막에 다시 그 화면이 나올때는 배경처럼 앉아있던 스태프들의 얼굴이 하나하나 가슴에 와 박혔다'며 '그들의 노고를 기억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월드컵에 선수들과 함께 출국한 지원스태프는 총 15명.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의 대표팀 리스트에서도 그들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지만 그들은 분명 선수들과 한 '팀'이다. 한국 대표선수들은 원정 첫 승을 거두고 '아트 사커' 프랑스와 비기는 등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24일 16강에 오르기 위한 마지막 일전에서도 선수들 뿐 아니라 뒤에서 묵묵히 노력하는 스태프들에게도 아낌없는 격려와 응원을 보내는 것이 어떨까.

<2006 한국 축구대표단 코치>
1. 감독 : 딕 아드보카트 (58)
2. 수석코치 : 핌 베어벡 (50)
3. 코치 : 압신 고트비 (42)
4. 코치 : 홍명보 (37)
5. GK코치 : 정기동 (45)
6. 피지컬 트레이너 : 레이몬드 베르하이옌 (35)

<2006 한국 축구대표단 지원스태프>
1. 단장 - 이회택
2. 주치의 - 김현철 (44)
3. 의무팀장 - 최주영 (54)
4. 재활 트레이너 - 강훈 (36)
5. 재활 트레이너 - 황인우 (33)
6. 물리치료사 - 욘 랑엔된 (52)
7. 주무 - 전한진 (36)
8. 매니저 - 김대업 (34)
9. 비디오분석관 - 신승순 (34)
10. 언론담당관 - 이원재 (44)
11. 언론담당 - 오준석 (31)
12. 통역 - 박일기 (29)
13. 장비담당 - 차윤석 (27)
14. 장비담당 - 최종운 (25)
15. 조리장 - 정지춘 (41)

[대표팀 지원스태프들의 모습을 담아 잔잔한 감동을 전하고 있는 '지식채널 e' 의 '팀 가이스트'. 사진 = EBS동영상 캡처]

(이규림 기자 tako@my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