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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방) 오제키는 베이스를 밟았습니다.(일본 현지)

도깨비-1 2006. 6. 12. 16:27
닭잡아먹고냠냠 : 오제키는 베이스를 밟았습니다.(일본 현지) [56]
   번호 : 35214 | 추천 : 69 | 조회 : 32171 | 2006-06-12    

어제 이승엽선수의 천금같은 시즌 19호 홈런을 도둑맞았습니다.

일본 현지에 살면서 그동안 이승엽 선수에 대한 보이지 않는 텃세도 많이 봤지만 정말 너무 했더군요. 한일을 막론하고 주자였던 오제키 선수는 오만가지 욕을 다 먹고 있고요.

 

그런데..

 

여기서 [아직 거의 알려지지 않은]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어제 선행주자 였던 오제키 선수는 [3루를 밟았다는 것입니다.]
어제 일본 현지 중계카메라에는 이승엽 선수 모습만 나오고 주자였던 오제키 선수 모습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모든 스포츠 뉴스에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단 한곳만 빼고요.

 

일본 최고 시청률을 자랑하는 후지 TV, 후지 TV의 스포츠뉴스는 스포르토(SPORT)인데 어제는 조금 늦은 심야 1시 30분 정도에 방송했습니다.
그런데 스포르토만이 유일하게 오제키 선수가 3루를 도는 모습을 찍어서 방영했습니다.

 

분명히 발 뒷꿈치로 3루 베이스를 밟았고, 아나운서가 "뒷꿈치로 밟은 것 같은데 여러분들 생각은 어떠신지요?" 라는 멘트를 했습니다.
하루가 지난 오늘 일본 현지 분위기는 아직 오제키 한 명만 역적 분위기이고 이런 이야기는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요미우리 구단이 제소하지 않는다면 정말 이건 이지메가 되는 거겠지요. (혹시 제소해서 요미우리 파워로 무효시합이 되버리면 더욱 황당한 일이 됩니다. 4타수 4안타가 다 날라가니까요.)

 

평소에도 이승엽에 대한 몇몇 언론인의 시기는 말도 못합니다.
대부분의 기자, 언론인이 이승엽에 대해 호의적인데 반해 몇 몇은 이승엽 4번 강등설부터 시작해서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대표적인 몇몇을 들어보지요.

 

닛테레 해설자 에가와 - 과거의 명투수 출신으로 닛테레(요미우리 방송국, 채널 4번)의 간판 해설자 입니다. 이전보다 많이 나아졌습니다만, 개막전부터 이승엽은 7번타자 레프트로 쓰는게 좋다라는 말을 공공연히 했고, 게임중에도 이승엽에게는 인하이(인코너 높은 볼) 세 개 던지면 삼구삼진이라는 말을 공공연히 합니다.

 

다른 방송에서도 이승엽을 칭찬하는데 요미우리에서 공공연히 이승엽을 까는 것은 구단 정책에도 반하는 매우 분노스러운 일이지요. 이승엽이 홈런을 쳐도 왠만해서는 요미우리 방송(닛테레)에서는 보여주지도 않습니다. 오죽하면 홈런 두개를 친 날도 오늘 승리의 원동력은 니오카라고 할 정도니까요.

 

오제키의 실수로 인한 아웃에 대해서도 에가와는 그저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 망발을 서슴치 않았습니다. 마쯔이가 그랬으면 어떤 반응이었을지 궁금하네요.

 

아사히 해설자 히가시오(전 세이부 감독) - 아사히는 방송국 자체가 모든 방송중에 가장 친한 성향이 강한 방송국입니다. 이승엽에 대해서도 당연히 호의적이지요. 아사히 중계는 히가시오씨 외에 몇몇이 진행하는데 이 사람은 원래 한국야구 깔보고 말이 두서없기로 유명합니다. 말 실수도 많이 하는데 부상병동인 요미우리의 니오카가 데드볼맞고 실려나갔을때 "격투기 선수들이 자주 차는 곳"이라고 껄껄 웃다가 요미우리 단장 보좌역인 나가시마(나가시마 감독 아들)의 분노를 사고 사과를 한 사람입니다.

 

특별히 이승엽을 깐다기 보다는 원체 행설수설이 심한 편이라 말을 내 던집니다.

 

원래 일본 야구가 외국인이 홈런치면 [한가운데 빠진 볼]이고, 자국스타가 홈런치면 [역시 대단한 선수] 입니다. 일본은 야구 수준은 높지만 해설은 거의 만담 수준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거기다가 정말 야구에 대해 잘 아는 사람도 많은 반면 정말 무식한 사람도 많죠.

 

그러다 보니 해설자가 뭐라 그러면 진짜인줄 압니다.

이승엽이 슬럼프에서 해맬 당시, 실제로 팀 간판인 코쿠보도 동반 슬럼프였습니다. 타율이 이승엽보다 1푼이상 더 낮았죠. 하지만, 해설자 중에 이승엽 슬럼프만 이야기 하지 코쿠보 슬럼프라고 이야기하는 사람 없었습니다.

 

요즘 니오까도 안 맞죠, 하지만 현지언론은 여전히 '호조 니오카'입니다.
자국 선수가 조금 안 맞으면 야구는 원래 그런 것이고 이승엽이 조금 안 맞으면 몇 몇은 별 난리를 칩니다. 특히 입으로 먹고 사는 노땅들이 심하죠.

그에 비해 선수들이나 선수 출신들 사이에서는 이승엽의 평가는 매우 높습니다.

팀 메이트였던 롯데 포수 국가대표 사토자키는 공개적으로 '승엽이가 인코너에 약하다는 것은 오해다, 인코너 볼에 매우 강하다. 아웃 코너만 던져서는 막을 수가 없기 때문에 인코너에 몇 개 던지는 것 뿐이다. 이 점을 오해해서는 난타당한다.'라고 했고, TBS 해설위원으로 활약하는 메이저리거 출신 대마신 사사키도 '이승엽 선수는 인코너가 강한 선수라 되도록이면 안 던지는게 좋다, 나 같으면 안 던진다.'라고 했습니다.

 

나가시마 감독의 아들 나가시마(아사히 해설로 나옵니다.)도 이승엽 선수의 강력한 지원군인데 하라 감독의 말을 자주 인용해서 '심,기,체 모든 면에서 교징의 완벽한 4번타자.'라는 말을 자주하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이승엽을 아끼는 하라 감독은 에피소드가 너무 많아 일일히 소개를 못할 정도입니다. 딱 하나만 소개를 하자면 이승엽이 주니치전에서 번트 실패를 하고 안타를 친 날(3안타 1홈런) 인터뷰입니다.

 

하라 감독 : "제가 경기가 끝나고 승짱을 찾아가서 '아까는 실례했습니다.'라고 인사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승짱이 저에게 '아닙니다, 작전을 수행 못해서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정중히 인사를 하더군요. 그런 승짱을 보면서 올해는 뭔가 되겠구나라고 느꼈습니다."

 

앞으로도 이승엽에 대한 이지메는 이어지겠지요.

하지만.. 요즘 일본 게시판에서도 이승엽에게 감동했다는 팬들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국민타자의 위용을 보이고 꼭 홈런왕 차지하기 바랍니다.

 

PS : 개소문 같은데서 퍼온 글 아니고 기사에서 퍼온 것도 아닙니다, 직접 눈으로 본 것만 쓴 글입니다. 여기 일본이고 하라 감독 인터뷰도 방송에서 직접 들은 것입니다. 동경에 사는데 뭐가 아쉬워서 개소문 같은데서 퍼옵니까?

 

그리고 오해의 소지가 있어 부연하자면 에가와씨나 히가시오씨가 늘 비판만 하는 건 아닙니다. 공중파 해설자가 그럴리가 있나요. 단지 논조가 기본적으로 비판적이라는 거죠. 쿠리하라씨나 사사키씨 등등 기본 논조가 따듯한 사람들이랑은 틀리죠. 호시노 전 감독은 매서울땐 매섭고 칭찬할 땐 칭찬하는 스타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