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음식

비타민C의 배신…과다섭취땐 신장결석 부작용

도깨비-1 2015. 3. 2. 11:02

 

비타민C의 배신…과다섭취땐 신장결석 부작용
하루권장량 100㎎인데 인기제품 한알 1000㎎
기사입력 2015.03.01 17:39:51| 최종수정2015.03.02 09:17:41

 

직장인 이 모씨(40)는 얼마 전 야근이 잦은 부서로 발령 받은 후 비타민C 섭취를 과감하게 늘렸다. 비타민C가 피로 해소에 좋다는 얘기를 듣고부터다. 시중에서 널리 팔리는 1000㎎을 하루 3개 이상 먹었는데, 칼로 찔리는 듯한 통증에 병원 응급실에 실려갔다. 요로결석 때문이었다. 이씨 소변과 결석 추출 성분을 분석해 본 의사는 “비타민C 복용을 그만두라”고 권고했다.

또다시 비타민C 과다섭취 논란이 일고 있다. 무턱대고 많이 먹다가는 설사, 신장결석 등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지적이 다시 나왔다. 1일 박현아 인제대학교 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감기와 비타민C-오래된 논쟁’이라는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리포트를 통해 “격렬한 신체활동을 하는 사람을 빼고 일반인에게는 감기 예방 효과가 없었다”고 밝혔다.

박 교수에 따르면 2004년 29개 관련 연구와 하루에 200㎎ 이상 비타민C를 복용한 1만1077명을 대상으로 한 메타 분석 결과, 일반인에게는 감기 예방 효과가 없었지만 마라토너, 스키선수와 같은 격렬한 신체활동을 하는 사람에게는 감기를 50% 정도 예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단마다 다른 감기 예방 효과와 달리 비타민C는 감기에 걸리는 기간(이환기간)을 성인은 8%, 소아는 14% 줄여 주는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이환기간 감소 효과도 평소 비타민C를 꾸준히 먹는 경우에만 나타나며 감기에 걸리고 난 후 먹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았다. 박 교수는 “메타 분석에서 나타난 이환기간 감소 수치를 이환일수로 환산하면 성인은 1년 평균 12일 감기로 아플 것을 11일로 줄여주고, 소아는 28일을 24일로 줄여 주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비타민C는 노벨 화학상·평화상 수상자인 미국 라이너스 폴링 교수가 1970년에 “고용량 비타민C를 먹는 것만으로 감기를 예방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만병통치약처럼 인식돼 왔다. 폴링 교수가 말하는 고용량 기준은 하루 3~18g 수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비타민C 하루 권장량이 100mg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최고 180배에 달하는 셈이다.

이왕재 서울대 교수 등 일부 학자가 “고용량 비타민C 섭취가 항암 기능도 한다”는 주장까지 하면서 최근 고용량 비타민C 제품은 건강기능식품으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고려은단에 이어 유한양행, 일양약품 등 제약사들도 일반의약품으로 비타민C를 판매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이들 업체가 고용량 비타민C에 대한 부작용을 간과한 채 과다 소비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고 말했다.


많은 전문가는 비타민C 과다 섭취가 구토, 설사, 신장결석, 통풍, 혈액순환장애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개인차가 심해 어떤 사람은 하루 500㎎만 복용해도 설사와 경련을 일으킬 수 있다. 고용량을 복용하다 중단하면 금단증상으로 괴혈병(비타민C 결핍증의 하나로 잇몸 출혈)이 생길 수도 있다.

[이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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