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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김현주의 일상 톡톡] 김장배추의 불편한 진실

도깨비-1 2014. 11. 5. 10:06
[김현주의 일상 톡톡] 김장배추의 불편한 진실
http://media.daum.net/v/20141105050203199

출처 :  [미디어다음] 기업산업 
글쓴이 : 세계일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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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유통비용은 가격의 77%이고, 무는 80%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춤추는 농축산물 가격의 주범은 바로 유통비용이었던 것이다. 농민들은 애써 가꿔도 제값을 받지 못하고 도시 소비자마저 덤터기를 쓸 수밖에 없는 '우리 농축산물 유통구조'의 불편한 진실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농축산물 42개 품목의 평균 유통비용이 소매가격의 41.8%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비용 비중이 가격의 절반을 넘긴 것은 조사 대상의 50%인 21개였다. 엽근채소류(잎이나 뿌리를 먹는 채소)의 경우 평균 69.6%로 비중이 가장 컸다. 특히 김장무는 유통비용이 80.0%나 됐다. 소비자가 1000원짜리 무를 사면 이 중 800원을 중간유통업자가 챙겼다는 얘기다.

◆ 1000원짜리 무, 800원은 중간 유통업자가 챙겨

가을배추는 77.1%로 뒤를 이었다. 김장채소인 무와 배추가 나란히 '유통 거품'의 1·2위에 오른 것이다. 김장에 쓰이는 양념채소류의 유통비용 비중도 평균 48.0%에 달했다. 양파의 유통비용은 71.9%였고, 당근(66.6%)·대파(50.8%) 등도 유통비용이 가격의 절반을 넘었다. 감귤(56.1%)·배(47.4%) 등 과일과 닭고기(52.1%)·소고기(42.2%) 역시 유통비용 비중이 높았다. 산지 소값이 폭락해도 소비자들이 가격하락을 체감하기 어려운 이유다.

유통업체의 대형화도 유통비용을 줄이지는 못했다. 유통비용 41.8%를 단계별로 나눠 보면 ▲출하단계 10% ▲도매단계 8.6% ▲소매단계 23.2%다. 유통비용의 절반 이상이 소매단계에 들어가는 구조다. '유통 선진화'의 기치를 내걸고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지만 소매단계의 유통비용은 2006년(23.2%)과 변함이 없었다.

◆ 대형마트·SSM 등 유통업체 대형화…비용 낮추는데 한계

전문가들은 산지 농민과 소비자를 바로 연결하는 직거래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 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일본과 유럽 등에서는 '로컬 푸드'로 불리는 생협 운동이 활발해 농산물 유통단계 축소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전통시장 등이 힘을 얻어야 메이저 유통업체를 압박해 유통 이윤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본격적인 김장 시즌인 11월을 맞아 김장 비용이 예년보다 낮아질 것으로 보이면서 직접 김장을 담그려는 주부들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 따르면 4인 가족 기준으로 한 올해 김장(배추 20포기) 총 예상 비용은 19만8187원으로 나타났다. 김장 예상 비용은 배추를 포함해 무와 미나리·쪽파 등 김장에 필요한 12가지 재료의 가격을 합친 것으로,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1월 첫째주)의 김장 비용 21만1627원에 비해 약 6.4% 하락한 수치다. 2년 전(28만1520원) 보다는 약 29.6%나 값이 싸진 것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배추는 물론이고 김장의 주재료인 무도 지난해보다 5∼20% 싸졌고, 고춧가루 가격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 되면서 전체적으로 가격이 낮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 배추 공급량 과잉상태…고춧가루 가격도 계속 낮아질 듯

농림축산식품부도 지난해 19만5014원이던 김장 비용이 올해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농식품부가 발표한 10월 김장 비용(21만6782원)이 이미 지난해 같은 기간 가격(21만9838원)과 비교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준고랭지 재배 물량에 가을배추까지 나오면서 배추 공급량이 과잉 상태"라며 "김장에 중요한 고춧가루 가격 역시 가격 변동이 크지 않아 가격은 계속 떨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포장 김치 제조사들은 울상이다. 배추 가격 및 김장 비용 하락으로 직접 김장을 담그려는 수요가 늘어날 경우 매출에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당장 가격을 낮출 수도 없는 상황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배추 등의 김장재료 가격이 떨어졌다고 하지만 포장김치 업체들은 기간을 두고 배추를 계약 재배하기 때문에 가격을 곧바로 내릴 수는 없다"고 하소연했다.

◆ 넌 아직도 김장 담그니? 난 김치 사먹는다


반면, 온라인 쇼핑몰에서 절임배추나 김장김치를 구매하는 수요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마켓플레이스 옥션에 따르면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진 10월 중순부터 절임배추와 양파·마늘·건고추·새우젓 등 김장재료 판매가 크게 증가했다.

절임배추는 최근 2주간 전년 동기 대비 20% 판매 증가했고 양파와 마늘 등 채소류 30%, 건고추·고춧가루 20%, 새우젓 25% 등으로 판매가 늘었다. 아울러 김치 판매량도 증가해 10월 옥션 김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묵은지와 겉절이 등 김장김치 외의 제품도 같은 기간 141% 판매 증가했고, 총각김치와 깍두기 등 무김치가 93%, 열무김치는 70% 판매가 늘었다. 또 백김치와 물김치 등 겨울김치도 33% 증가했다.

김현주 기자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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