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입국장 면세점 설치 논란 다시 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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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미디어다음] 사회일반
글쓴이 : 동아일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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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공항 입국장에 면세점을 설치하는 방안을 두고 최근 다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을 운영하는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01년 개항 이듬해부터 여행객 편의를 위해 입국장 면세점 설치를 검토해 왔으나 통관 업무를 담당하는 관세청 등의 반대에 부딪혀 번번이 무산됐다. 지지부진하게 진행되던 입국장 면세점 문제는 지난해 11월 안효대 새누리당 의원이 '공항 입국장 면세점 설치와 관련한 관세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제출한 뒤 9일 국회 헌정관에서 '공항 입국장 면세점 설치에 관한 정책 토론회'를 열며 다시 논란에 불이 붙었다.
○ 입국장 면세점의 장점은?
공항공사는 여객터미널 2층 입국장 심사대 인근 4곳(면적 730m²)에 면세점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공항공사가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9차례에 걸쳐 공항 이용객 1만7000여 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평균 84%가 공항 입국장 면세점 설치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객 대부분이 바쁜 출국길이나 외국에서 쇼핑하지 않고, 입국장에서 손쉽게 면세품을 구입하길 원한다는 것이다. 특히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항공기 테러를 막기 위해 2007년부터 전 세계 노선에서 액체류 기내 반입을 100mL 이하로 제한했기 때문에 쇼핑의 불편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입국장 면세점을 시급히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내국인이 해외 면세점에서 구매하는 것을 입국장 면세점으로 전환시키면 외화 유출을 막아 관광수지 적자(2012년 15억 달러)를 개선하는 효과도 있다. 면세점 간 경쟁이 붙어 면세품 가격을 내리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공항공사는 인천공항의 국제적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경쟁 공항인 홍콩 첵랍콕 공항과 싱가포르 창이 공항, 호주 시드니 공항 등이 입국장 면세점으로 이용객의 편의를 돕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세계 63개국의 117개 공항 입국장에 면세점이 있다.
공사는 입국장 면세점 설치로 연간 150억 원의 임대료 수입을 올리면 재무 구조를 개선하고 여행객을 위한 편의시설을 확충해 서비스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김명운 국토교통부 항공정책과장은 "연간 해외관광객 1000만 명을 기준으로 1인당 10달러씩을 해외 면세점 대신 입국장 면세점에서 쓰면 550억 원의 관광수지가 개선된다"며 "외국제품에 붙는 유통비 등이 국내 소득으로 전환되고, 국산 면세품 소비를 진작하는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 반대하는 이유는?
입국장 면세점 설치에 대해 기획재정부와 관세청은 원칙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이다. 세계관세기구(WCO)가 해외로 출국하는 여행자에 한해 면세품을 판매할 것을 권고하고 있고, 이에 따라 미국과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은 입국장에 면세점이 없다고 설명한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공항과 베트남 호찌민 공항도 입국장에 면세점을 설치했다가 면세점 직원을 활용한 밀수 범죄가 늘어 결국 폐쇄했다.
공항이나 항만 출국장에 면세점을 운영하는 이유가 해외여행에 필요한 용품에 대해 세금을 면제해 준다는 것인데 입국장 면세점은 국내 소비가 주목적이라 입법 취지에 어긋난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공항공사는 이미 제주공항의 내국인 면세점과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의 입국편 기내에서 국내 반입을 목적으로 한 면세품을 팔고 있는 점을 들어 이를 반박하고 있다. 관세청 등은 입국장에 면세점이 들어서면 쇼핑을 위해 오랜 시간 머물게 돼 입국수속과 수하물 회수가 늦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관세청은 이 경우 입국장 주변이 혼잡해져 입국자의 휴대품 검색이나 테러와 밀수 등에 대한 보안 감시에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관세청 등은 입국에 걸리는 시간이 지금(평균 12분)보다 20분 이상 지연될 것이라 주장한다. 주태현 기재부 관세제도과장은 "입국장에 면세점이 들어서면 한 명당 구입한도(400달러)를 초과해 면세품을 구입하고도 신고를 하지 않고 반입하려는 위법행위가 늘어나 세관 검사를 꼼꼼히 해야 하므로 입국이 지연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오히려 인천공항 면세점에서의 내국인 구매 기록은 당국이 훨씬 쉽게 들여다볼 수 있으므로 해외에서 구입한 고가 면세품 밀반입을 찾아내는 것보다 수월할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연간 3000억 원이 넘는 기내 면세품 판매수익이 감소될 것을 우려해 반대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내 면세품 판매액은 3억 달러 규모로 도착 편에서의 판매가 70% 이상을 차지했다.
입국장에 면세점이 들어서려면 현행 관세법에서 '입국장에 면세점을 설치할 수 있다'는 규정을 신설해야 한다. 2003년부터 그동안 입국장 면세점 도입법안이 5차례나 국회에 발의됐지만 찬반논란이 벌어져 번번이 무산됐다.
이에 따라 공사는 입국이나 통관, 보안 등에 영향을 주지 않는 장소와 규모를 고려해 면세점을 설치할 방침이다. 쇼핑에 시간이 걸리는 고급 의류나 보석류 등 고가품이 아닌 향수, 화장품, 술, 담배 등 중저가 소비품을 주로 취급할 계획이다.
윤유식 경희대 호텔관광대 교수는 "입국장 면세점 설치는 관광산업 발전과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라며 "보안 강화, 혼잡 감소 등은 입국장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해외 공항의 시스템을 연구해 마련하면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 1114만 명이 한국을 찾았고, 한국인은 1373만 명이 해외로 나갔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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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한 전자제품 수출업체에 근무하는 김동석 씨(40)는 지난달 동남아시아 3개국 출장에 나서며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서 가족과 친지들을 위해 화장품과 양주 등 선물을 샀다. 항공기에서는 면세품 선택 폭이 제한돼 있어 공항 면세점에서 산 것이다. 하지만 이 선물들을 3개국을 돌아다니는 내내 들고 다녀야 했다. 김 씨는 "첫 해외 출장이어서 가족들의 요구가 많아 선물을 샀는데 들고 다니느라 불편했다"며 "왜 공항 입국장에는 면세점이 없는 거냐"고 의아해했다.
인천국제공항을 운영하는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01년 개항 이듬해부터 여행객 편의를 위해 입국장 면세점 설치를 검토해 왔으나 통관 업무를 담당하는 관세청 등의 반대에 부딪혀 번번이 무산됐다. 지지부진하게 진행되던 입국장 면세점 문제는 지난해 11월 안효대 새누리당 의원이 '공항 입국장 면세점 설치와 관련한 관세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제출한 뒤 9일 국회 헌정관에서 '공항 입국장 면세점 설치에 관한 정책 토론회'를 열며 다시 논란에 불이 붙었다.
○ 입국장 면세점의 장점은?
공항공사는 여객터미널 2층 입국장 심사대 인근 4곳(면적 730m²)에 면세점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공항공사가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9차례에 걸쳐 공항 이용객 1만7000여 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평균 84%가 공항 입국장 면세점 설치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객 대부분이 바쁜 출국길이나 외국에서 쇼핑하지 않고, 입국장에서 손쉽게 면세품을 구입하길 원한다는 것이다. 특히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항공기 테러를 막기 위해 2007년부터 전 세계 노선에서 액체류 기내 반입을 100mL 이하로 제한했기 때문에 쇼핑의 불편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입국장 면세점을 시급히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내국인이 해외 면세점에서 구매하는 것을 입국장 면세점으로 전환시키면 외화 유출을 막아 관광수지 적자(2012년 15억 달러)를 개선하는 효과도 있다. 면세점 간 경쟁이 붙어 면세품 가격을 내리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공항공사는 인천공항의 국제적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경쟁 공항인 홍콩 첵랍콕 공항과 싱가포르 창이 공항, 호주 시드니 공항 등이 입국장 면세점으로 이용객의 편의를 돕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세계 63개국의 117개 공항 입국장에 면세점이 있다.
공사는 입국장 면세점 설치로 연간 150억 원의 임대료 수입을 올리면 재무 구조를 개선하고 여행객을 위한 편의시설을 확충해 서비스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김명운 국토교통부 항공정책과장은 "연간 해외관광객 1000만 명을 기준으로 1인당 10달러씩을 해외 면세점 대신 입국장 면세점에서 쓰면 550억 원의 관광수지가 개선된다"며 "외국제품에 붙는 유통비 등이 국내 소득으로 전환되고, 국산 면세품 소비를 진작하는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 반대하는 이유는?
입국장 면세점 설치에 대해 기획재정부와 관세청은 원칙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이다. 세계관세기구(WCO)가 해외로 출국하는 여행자에 한해 면세품을 판매할 것을 권고하고 있고, 이에 따라 미국과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은 입국장에 면세점이 없다고 설명한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공항과 베트남 호찌민 공항도 입국장에 면세점을 설치했다가 면세점 직원을 활용한 밀수 범죄가 늘어 결국 폐쇄했다.
공항이나 항만 출국장에 면세점을 운영하는 이유가 해외여행에 필요한 용품에 대해 세금을 면제해 준다는 것인데 입국장 면세점은 국내 소비가 주목적이라 입법 취지에 어긋난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공항공사는 이미 제주공항의 내국인 면세점과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의 입국편 기내에서 국내 반입을 목적으로 한 면세품을 팔고 있는 점을 들어 이를 반박하고 있다. 관세청 등은 입국장에 면세점이 들어서면 쇼핑을 위해 오랜 시간 머물게 돼 입국수속과 수하물 회수가 늦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관세청은 이 경우 입국장 주변이 혼잡해져 입국자의 휴대품 검색이나 테러와 밀수 등에 대한 보안 감시에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관세청 등은 입국에 걸리는 시간이 지금(평균 12분)보다 20분 이상 지연될 것이라 주장한다. 주태현 기재부 관세제도과장은 "입국장에 면세점이 들어서면 한 명당 구입한도(400달러)를 초과해 면세품을 구입하고도 신고를 하지 않고 반입하려는 위법행위가 늘어나 세관 검사를 꼼꼼히 해야 하므로 입국이 지연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오히려 인천공항 면세점에서의 내국인 구매 기록은 당국이 훨씬 쉽게 들여다볼 수 있으므로 해외에서 구입한 고가 면세품 밀반입을 찾아내는 것보다 수월할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연간 3000억 원이 넘는 기내 면세품 판매수익이 감소될 것을 우려해 반대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내 면세품 판매액은 3억 달러 규모로 도착 편에서의 판매가 70% 이상을 차지했다.
입국장에 면세점이 들어서려면 현행 관세법에서 '입국장에 면세점을 설치할 수 있다'는 규정을 신설해야 한다. 2003년부터 그동안 입국장 면세점 도입법안이 5차례나 국회에 발의됐지만 찬반논란이 벌어져 번번이 무산됐다.
이에 따라 공사는 입국이나 통관, 보안 등에 영향을 주지 않는 장소와 규모를 고려해 면세점을 설치할 방침이다. 쇼핑에 시간이 걸리는 고급 의류나 보석류 등 고가품이 아닌 향수, 화장품, 술, 담배 등 중저가 소비품을 주로 취급할 계획이다.
윤유식 경희대 호텔관광대 교수는 "입국장 면세점 설치는 관광산업 발전과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라며 "보안 강화, 혼잡 감소 등은 입국장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해외 공항의 시스템을 연구해 마련하면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 1114만 명이 한국을 찾았고, 한국인은 1373만 명이 해외로 나갔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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