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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된 작가, 김미혜 재조명

도깨비-1 2012. 5. 15. 16:47

바람이 된  작가, 김미혜 재조명
부산작가회의 작고 문인 세미나
김상훈 기자 icon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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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된 작가, 김미혜 재조명
"김미혜(사진) 작가를 처음 만났을 때 생기발랄한 소녀 같았어요. 그때 시를 공부하고 있었어요."

이규정 소설가는 1980년대 초 경남 합천 해인사에서 열린 부산소설가협회의 여름소설학교에 갔다. 마침 버스에서 김미혜와 나란히 앉게 됐다. 그는 김미혜와 많은 얘기를 나눴고 "시도 좋지만, 소설을 써 보라"고 했다. 며칠 뒤 김미혜는 그를 찾아와 콩트 한 편을 불쑥 내밀었다. 재기 발랄한 문체와 탄탄한 구성! 이 소설가의 눈이 번쩍 뜨였다. 그 뒤 1994년 김미혜는 단편소설 '안개도시'로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됐다. 등단 전부터 김미혜는 여동생들을 데리고 이 소설가의 신라대 연구실로 자주 놀러 왔다. 이 소설가의 작은 아들은 김미혜를 보고 '누나' 하고 잘 따랐다. 이런 인연으로 이 소설가의 작은 아들과 김미혜 작가의 여동생은 결혼하게 됐다. 문단 선후배에서 사돈이 되는 묘한 인연이었다.

이 소설가는 "2009년부터 몸이 아프다는 말을 들었지만, 연락이 닿지 못했다"고 했다. "김미혜는 뛰어난 문학적 재능을 완전히 꽃피우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난 불운의 작가였다"고 아쉬워했다.

부산작가회의(회장 강동수)가 16일 오후 7시 중구 중앙동 또따또가 원도심 갤러리에서 '2012년 부산 작고 문인 재조명 세미나'를 연다. 타이틀은 '바람이 된 작가, 김미혜 소설가'.


1958년 부산 출생인 김미혜는 경쾌하고 발랄한 문체를 구사했던 소설가. 2001년 소설집 '몇 가지 증상의 일상적 소묘'와 많은 콩트집을 냈다. 오랜 병마와 싸우다 2010년 1월 세상을 떠났다. 지난해 유고 소설집 '금요일은 아름다워'와 콩트집 '그곳엔 별들이 산다'가 도서출판 해성에서 나왔다.

'김미혜 작가 재조명 세미나'의 1부는 작가 소개, 영상 상영, 작품 낭송으로 이뤄진다. 2부에선 장수희 동아대 강사가 '외로움의 기술'을 주제로 김미혜의 작품 세계를 조명한다. 문성수 소설가가 토론자로 나서고, 고금란 소설가는 김미혜와의 추억을 회고한다. 010-2004-4426. 김상훈 기자 nea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