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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빌려 집 산 사람들은 패닉상태"

도깨비-1 2010. 7. 1. 10:45

  출처 : http://media.daum.net/economic/estate/view.html?cateid=1016&newsid=20100701033606473&p=mediatoday

  미디어 오늘/ 2010.07.01

 

  국내 첫 트위터 토론회,

 "집 가진 거지보다 집 없는 부자가 돼라"

[미디어오늘 이정환 기자 ]

 트위터에서 부동산 문제를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30일 저녁 김광수경제연구소의 선대인 부소장이 제안하고 선 부소장과 미디어오늘, 오마이뉴스 기자들이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토론회는 국내 최초의 트위터 토론회라고 할 수 있다. 다수 대 다수의 무질서한 커뮤니케이션, 자칫 중구난방이 되지 않을까 당초 우려했던 것과 달리 다양한 문제제기와 생생한 현장의 고민이 쏟아졌다. 이날 토론회는 집단지성의 가능성을 실험하는 자리였다.

이날 참가자들은 사상 최대 수준으로 불어난 가계부채의 원인이 부동산 가격 급등에 있으며 이미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데 문제의식을 같이 했다. 금융회사 직원이라고 밝힌 @kimhb7은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 사상 최저수준이지만 금리가 오르기 시작하면 아파트 가격의 70%이상이 대출인 채무자들은 극단적인 판단을 할 수밖에 없는 지경에 몰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kimhb7은 "우리 회사의 대출 고객 가운데 한명이 결국 집이 경매에 넘어가고 아파트 가격이 떨어져서 자살을 했다"고 밝혀 참가자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이 고객은 "3년 뒤 대박낼 각오로 3년 거치형으로 빚을 잔뜩 받은 2006년 무렵에 수도권에 아파트를 마련한 사람들은 지금 패닉상태"라고 덧붙였다. @kimhb7은 "어떤 경우에도 무리하게 빚을 내어 아파트를 사는 행위는 사회적 자살행위"라고 경고했다.

@kimhb7은 "사람들이 이자 무서운 줄 모르고 집값이 곧 왕창 오르겠지 하고 빚을 왕창 내어 분수에 맞지 않는 아파트를 사곤 하는데 대출질만 20여년 하면서 최근에 느낀 것은 '이자는 일요일도 쉬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지적해 많은 공감을 얻었다. @kimhb7은 "연체가 두 달이 되면 원금 전체에 대하여 20%의 이자가 붙어나간다"면서 "이건 뭐, 자살 생각이 절로 나게 된다"고 경고해 토론 초반 삼엄한 분위기를 만들기도 했다.





▲ 거대한 트위터의 바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은 이곳에서 좌뇌와 우뇌 외에 외뇌를 얻은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날 토론 참가자들이 시장 참가자들을 대변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빚을 내서 집을 사기는 부담스러운 수준이 됐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parktaejun도 "집이 없는데 집값 오르면 상대적 빈곤감이 가장 두렵지만, 빚내서 집 샀는데 집값 내리면 절대적 빈곤에 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passionist_는 "사실 어제 세종시 원안 확정으로 수도권 부동산 가격하락은 거스를수 없는 방향을 잡은 것 같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상승미소'라는 필명으로 유명한 @resmile2도 "고령화 속도 세계 최고, 2011년부터 경제활동 인구 감소, 88만원 세대가 대부분인 신규 비정규직 취업세대, 어느 누가 신용을 확대할 수 있겠느냐"면서 "결국 정부는 다주택자를 양산해서 신용을 확대하려 하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토론 참가자들은 대부분 부동산 가격 대세 하락에 무게를 뒀다.

부동산 가격 하락이 불러올 파장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inhwany는 "부동산 가격이 무너져서 투기꾼들만 망하면 좋겠지만, 중산층이 무너지는 결과를 낳게 될 것 아니냐"면서 "일본식 장기불황의 사이클을 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털어놓았다. 이런 우려는 사실 그동안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던 부동산 경기 부양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논리이기도 하다. 실제로 이명박 정부는 부동산 규제를 추가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resmile2는 "정부의 최근 부동산 대책도 결국 DTI(총부채상환비율)와 LTV(주택담보인정비율) 등의 금융규제에 집중되어 있는 것도 결국 신용확대 밖에 답이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resmile2는 "왜 시장에는 팔려는 사람만 보이고, 사려는 사람은 안보이느냐"면서 "빚을 지려하지 않고 빚을 갚으려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미 디플레이션이 시작됐다는 이야기다.

@resmile2는 "그냥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된다"면서 "미국과 일본, 영국, 스페인 등이 머리가 바보라서 주택시장 버블이 붕괴된 것이 아니라 결국 신용팽창과 축소의 사이클에 걸렸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신용이 무한정 팽창할 수는 없다"면서 "차라리 남북통일이 된다면 신용은 추가적인 팽창이 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미 우리나라는 신용이 축소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이야기다.





▲ 이날 토론 참석자들은 부동산 거품이 이미 감당할 수 없는 수준까지 부풀어 올랐다는데 문제의식을 같이했다. 사진은 한 아파트의 청약현장. 지난해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크게 나쁘지 않았다. ⓒ연합뉴스.

김광수경제연구소의 연구원인 @namsuj_kseri은 "부동산 부양의 더 큰 문제는 엉뚱한 곳에 재정을 소진해 버려 나중에 정작 필요한 곳에 투입할 재정여력이 없어진다는 것"이라면서 "정말 안타까운 것은 현재 정부가 부동산 상황에 대한 인식이 터무니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namsuj_kseri은 "현 상황에서 금융규제 완화는 건설업계 미분양 해소 등에 별 도움이 안 되는데 그러니 직접 돈을 뿌려주는 방식을 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namsuj_kseri은 "일반 국민들은 집값이 비싸다고 생각하는데 정부 당국자들은 도대체 월급이 얼마이길래 정적가격이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부동산 붕괴로 중산층이 타격 받는 것 보다 부동산 거품으로 인한 자산양극화로 인한 중산층 붕괴가 더 심각한 문제"라는 이야기다. "이미 생긴 거품은 어쩔 수 없지만 더 큰 부작용을 막기 위해 더욱 더 거품을 빨리 빼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namsuj_kseri는 또 "최근 주택관련 기초 데이타 작업을 많이 했는데 주택 거래 감소 추세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라면서 "이미 억지 부양책으로 막을 수 있는 단계는 지났다"고 단언했다. @namsuj_kseri는 "지금으로서는 일정한 수준까지는 자산시장의 가격 조절 메커니즘에 따라 집값 거품을 빼는 것이 국가 전체적으로 비용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realprophet는 "너도나도 대출을 받아 전세 끼고 집을 사는 게 당연한 재테크라고 생각하면서 국민들의 과도한 쏠림이 있었다"면서 "이치를 곰곰히 따져보면 현재, 그리고 앞으로 아파트 시장은 가격이 오르고, 내리고의 문제보다는 다가오는 대단위 고층아파트 재건축이 추진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하는 물음을 갖고 아파트 시장을 접근해 보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시장이 이미 공급 과잉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이야기다.

@hdg124는 "우리나라의 아파트 투기 붐은 일종의 심리요 세뇌였다"면서 "부패한 정권과 간악한 토건족과 비양심적인 언론과 쉽게 돈을 벌려는 금융권과 악질 투기 거래꾼과 사이비 전문가의 카르텔이었다"고 원색적인 비난을 늘어놓기도 했다. 지금도 여전히 "집값 떨어지면 서민이 더 고생이다"라고 끊임없이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지만 집값 떨어지면 투기꾼이 고생이지 서민은 관계 없다는 이야기다.

오마이뉴스 기자인 @justgoworld는 "국토해양부 기자실에 있으면 놀랄 때가 많다"면서 "대형 건설사 관계자들 자주 찾아와 기자들과 밥을 함께 먹고 선물을 주면 기자들이 당연하듯 받는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justgoworld는 "매일경제나 중앙일보 등은 선거 끝나고 '부동산 규제 완화가 민심'이라는 식으로 기사를 썼다"면서 "집값 때문에 졌으니 집값 올려야 한다는 기사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hkmade는 "도대체 서민이라는 정의가 참으로 분노를 느끼게 한다"면서 "지금 부동산 정책자들이 궁금해하는 서민의 범주는 1주택을 가진 집 주인들을 말하는 것 같다"고 비난했다. @hkmade는 "저 같은 전세민은 솔직히 부동산의 경착륙이 그렇게 크리티컬한 문제인지 솔직히 잘 감이 오질 않는다"면서 "하루하루를 넘기는 것 자체가 고난일수 밖에 없는 계층의 주거환경은 갈수록 더욱 열악해지는 것이 안타깝다"고 털어놓았다.

선대인 부소장(@kennedian3)은 토론 참석자들의 질문이 쏟아지자 "지금 전세 들어가시는 분들은 집에 근저당 설정이 얼마 돼 있는지 꼭 확인하시고 매우 보수적으로 접근하시는 게 좋겠다"는 등의 구체적인 조언을 계속했다. "지금 상황에서 무리하게 빚을 내시는 것은 자제하시는 게 맞다고 본다"면서 "자칫 집값은 떨어지는 가운데 빚 부담으로 생활이 곤궁해지는 '하우스 푸어'가 될 위험이 커진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선 부소장은 "미루면 미룰수록 부동산 거품이라는 악성종양은 커지고, 서민들의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면서 "어차피 맞을 매라면 눈 질끈 감고 맞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장은 조금 고통스러워도 한국 경제가 중장기적으로 건전해질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선 부소장은 부동산 가격 추이를 묻는 질문에 "이미 최저 금리 수준에서도 버티지 못하고 집값이 급락하는데, 집값이 현상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 부소장은 "정부는 대책 마련이라고 하면서 자꾸 부양책을 내놓는데 지금으로서는 일정한 수준까지는 자산시장의 가격 조절 메커니즘에 따라 집값 거품을 빼는 것이 국가 전체적으로 비용을 최소화하는 길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선 부소장은 "지금 시점에서 부양책은 거품 붕괴의 에너지만 키우고 일본처럼 건설업 부실 채권의 규모만 키울 뿐"이라면서 "끝이 분명한 부양책보다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집값 거품을 빼야 할 때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는 명확한 결론을 내리는 단계까지 나가지 못했지만 부동산 거품이 이미 감당할 수 없는 수준까지 부풀어 올랐고 상당수 국민들이 이런 상황에서 집을 구입할 의사가 없으며 이미 거품이 붕괴하는 징후가 발견되고 있다는데 의견과 전망이 일치했다. 정부의 위험천만한 부동산 부양책과 건설회사들 이해관계를 일방적으로 대변하면서 여론을 호도하는 주류 언론에 대한 불신도 쏟아졌다.

이날 토론회는 30일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두 시간에 걸쳐 트위터에서 진행됐다. 기대 이상으로 폭발적인 참여를 끌어 모았고 한때 한글 트위터 사이트에서 이날 토론회의 해쉬태그로 썼던 #주토가 인기 검색어로 떠오를 정도였다. 300개가 넘는 글이 쏟아졌는데 웬만한 전문가들 못지않은 안목과 깊이를 갖춘 문제제기도 많았다. 토론 전문은 http://tinyurl.com/36fzzd3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날 토론회는 붕괴 위기의 부동산 시장에 대한 국민들의 다양한 문제의식을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했지만 트위터를 활용한 집단 토론의 가능성을 실험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최소 100명 이상의 참석자들이 한꺼번에 떠드는데도 전혀 혼란스럽지 않았고 참석자들은 의식과 사고의 확장을 경험했다. 동아일보 기자인 @hojai는 "오늘 트위터터 토론회는 한국에서 미디어의 가능성을 알리는 신호탄인 듯하다"면서 "무섭고도 재밌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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