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에서 가은을 지나 대아산 쪽으로 향하다 보면 희양산을 만나게 된다. 희양산은 단풍과 신라의 고찰 봉암사로 유명한 곳이다.
봉암사(054-571-9088)는 9세기 말 경 헌강왕 때 지증대사가 창건한 절로 보물급 문화재들이 가득하다. 절 창건 당시 지증대사가 희양산 기슭에서 봉암사 절터를 둘러보면서 "중의 거처가 되지 않으면 도둑의 소굴이 될 것이다."라고 했다고 하는데, 관심 있게 둘러보면 도둑이 들어 있을 만큼 후미져 있다. 신라 9산 선문 중 하나로 보물급 문화재 5점을 비롯하여 많은 문화재를 보존하고 있는 유서 깊은 절이기도 하다.
외진 만큼 경치도 좋은 희양산과 봉원사는 아쉽게도 보통 사람들은 들어갈 수 없다. 지난 82년부터 조계종단에서는 이곳을 참선터로 잡고 수도하는 승려들을 위해 등산객이나 관람객들의 출입을 금지시켰기 때문에 희양산만 먼발치에서 바라볼 수 밖에 없다.
가은에서 농암을 거쳐 속리산 뒤쪽인 화북으로 나가는 길목에는 대정공원이 있어 한 번쯤 들러 볼 만하다. 대정공원은 농암면 종곡리에 있는 공원으로 이곳에는 '한우물' '큰우물'로 불리는 큰 샘이 있기 때문에 '大井公園'이라고 하였다. 공원 주변에는 농암 반송이 숲을 이루고 있는데 특히 공원 입구 1km 정도의 길가에는 200-300년 된 노송이 빽빽하다. 농암천의 맑고 깨끗한 물이 잔잔히 흐르고 그 뒤를 수려한 산세가 감싸주고 있어 절경을 이루고 있다.
대정공원에서 5.7 km 정도 들어가면 요즘 들어 피서철 명소로 소문나기 시작한 쌍용계곡이 있다. 10리는 훨씬 넘을 듯한 긴 계곡에 맑은 물과 기암괴석이 뒤섞여 있어 깨끗하게 포장된 길을 따라 올라가다 아무 곳에서나 차를 세우고 게곡으로 내려오면 훌륭한 휴식공간이 된다. 문경군에서도 환경정비를 잘한 덕분에 깨끗한 휴양지로 자리잡고 있다.
쌍용계곡은 물가에 세워진 자그마한 정자인 '사우정 四友亭'에서 시작된다. 얼마가 포장길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절경이 시작되는데 본격적인 계곡은 쌍용터널에 접근해서 시작된다. 최근에는 화북으로 나가는 쌍용터널이 뚫리면서 속리산을 들렀던 사람들이 이 터널을 통해 쌍용계곡으로 많이 찾아 들어오기도 한다.
계곡 입구에서 왼쪽 길을 택해 다리를 건너면 깨끗한 물이 샘솟는 쌍용약수가 있고 계속해서 2km 남짓 계곡 길을 오르면 다락골 수련관에 이르게 된다. 다락골 수련관은 폐교된 학교를 고쳐서 교회나 사회단체에 수련관으로 빌려주고 있는데 입구에서 수련관까지 오르는 길의 경치도 빼어나다.
서울-충주-이화령(이화터널)을 넘어 문경을 지나면 가은으로 가는 977번 지방도가 나온다. 이 길을 따라 농암을 지나면 쌍용계곡입구에 이른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