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명소

[스크랩] 황매산 철쭉, 그 천상의 화원에서!

도깨비-1 2008. 5. 9. 11:27

 

 


국내의 이름 있는 철쭉명산 중 쌍벽을 이루고 있는 남부지방의 산은 호남의 바래봉과 영남의 황매산입니다. 어버이날을 맞이하여 그 중 황매산을 찾았습니다. 역시 황매산은 그 명성에 걸맞게 방문객들을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드넓은 철쭉평원은 말할 것도 없고 베틀굴에서 모산재로 넘어가는 길목에도 지천으로 핀 철쭉이 내내 사람들을 환희의 도가니로 몰아넣습니다.
  

산행들머리인 북서쪽 장박리에서 오르는 길은 조망도 전혀 없고 철쭉도 없는 그냥 밋밋한 숲길입니다(11:43). 다만 고도를 높임에 따라 뒤돌아보면 북쪽으로 나타나는 조망이 눈이 시원하였고, 첫 번째 봉우리에 올라 철쭉이 보이기 시작했을 때 적절한 시기에 잘 왔다는 느낌이 듭니다.(12:39). 

 능선에 올 뒤돌아 본 북쪽조망

 


눈앞에 황매산에서 동북쪽으로 뻗어 내린 중봉과 하봉의 능선을 보며, 이 산은 굳이 철쭉이 아니더라도 스카이라인이 멋진 산임을 실감합니다. 더욱이 이 산줄기가 가라앉은 지점에는 합천호가 잔잔하게 숨쉬고 있습니다. 현재 건기여서 수위(水位)는 낮지만 지난번 합천호 동쪽에 위치한 금성산과 악견산에 올라 바라본 그림 같은 조망이 떠오릅니다.

 가야할 황매산 능선

 

 철쭉 너머 보이는 합천호

 

 


이제 점점 철쭉이 많아지기 시작합니다. 깔딱 오르막을 치고 오르니 975봉입니다(13:12). 정상으로 연결되는 주능선입니다. 사방팔방으로 이름 모를 산들이 산그리메를 그리고 있습니다. 남쪽으로는 가야할 황매산 정상이 바로 보입니다.

 975봉 오름길의 철쭉

 

 975봉에서 바라본 황매산 정상

 


자그만 암봉으로 된 황매산 정상!(13:17). 하필이면 그 위에 정상 표석(1,108m)을 세워 두었습니다. 사람들은 모두들 기념사진을 찍으려고 정신이 없습니다. 차례대로 순서를 지키면 그래도 추억에 남을 사진을 얻을 텐데 양쪽에서 셔터를 눌러대니 나중에 나온 사진을 보면 기념이 아니라 휴지조각입니다. 이 와중에 정상 표석을 배경으로 서남쪽의 사진을 한 장 확보한 것은 그나마 다행입니다.  

 정상표석과 서남쪽 조망

 

 남쪽 조망

 

 뒤돌아 본 정상

 


몇 년 전 글쓴이가 처음 답사했을 때는 정상 표석이 큼직한 자연석이었는데, 현재는 네모형태로 다듬은 아담한 표석이 서 있습니다. 


남쪽으로 조금 더 발걸음을 옮겨 능선의 끝에 섭니다. 드디어 황매산이 철쭉명산의 위용을 드러내는 순간입니다. 철쭉군락지가 워낙 넓어 모두가 붉은 색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다만 군데군데 붉은 물감을 뿌려 놓은 듯 합니다.

 철쭉의 화원

 


능선을 중심으로 동쪽의 합천지역은 광활한 목장단지입니다. 철쭉은 이 목장 주변과 산청지방인 서쪽에 주로 피어있습니다. 영화주제공원이 있는 곳입니다. 급경사를 내려서며 화사한 철쭉이 그 모습을 드러내자 기대는 환희로 바뀝니다. 참으로 곱게 피었습니다.

 

 


신작로처럼 넓은 평원의 길을 가며 고개를 돌리기만 하면 그기에 철쭉이 있습니다. 베틀굴이 가까워오자 오른쪽의 철쭉 밀집지대로 들어섭니다. 사람의 키를 넘는 철쭉으로 인하여 사람도 모두 꽃이 되었습니다. 언덕에 올라 뒤돌아보면 철쭉이 바다와 같은 물결을 이루고 있습니다. 철쭉의 바다는 곧이어 감동의 바다로 변합니다.

 지나온 능선

 

 서쪽 산청방향 철쭉

 

 동쪽 합천방향 철쪽

 

 뒤돌아 본 철쭉평원 

 

 서쪽 조망

 


베틀굴을 지나니 산불감시초소와 정자가 서 있는 고갯마루입니다.(14:22). 남쪽으로는 감암산과 누룩덤으로 연결되는 능선이 뻗어 있고, 바로 눈 아래 동쪽에는 흰 천막과 주차장의 수많은 승용차들이 보입니다. 뒤돌아보면 황매산 정상부의 능선의 모습이 꼭 문경 주흘산의 스카이라인과 유사한 지붕의 모습입니다. 

 

 천막과 주차장 너머로 보이는 황매산 정상 스카이라인

  


남쪽으로 뻗어 내린 능선과 모산재로 길이 나뉘는 갈림길도 철쭉군락지입니다. 행정구역상으로 합천지역입니다. 특히 이곳에서 서남쪽으로 바라보는 철쭉과 산세는 황매산을 바위산의 반열에 올려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입니다. 

 

 

 

 감암산 방면의 조망

 


그리고 북쪽으로는 지나온 철쭉평원과 황매산 정상의 멋진 스카이라인이 발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황홀한 철쭉지대를 지나 모산재(767m)에 오릅니다(15:04). 이곳에는 철쭉은 없습니다. 그 대신 바로 맞은편 철계단이 위치한 능선의 암군(巖群)과 대가저수지의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 할 수 있습니다. 모산재에는 표지석이 서 있고, 봉화대 같은 돌탑이 쌓여 있습니다.

 모산재에서 바라본 황매산 정상

 

 모산재에서 맞은 편 철계단으로 바라본 조망

 

 모산재에서 순결바위 방향의 조망

 


산악회 측에서는 모산재에서 바로 뻗은 능선을 따라 순결바위 방향으로 하산하라고 했지만 글쓴이는 맞은편의 능선을 타고 싶은 욕심이 생깁니다. 그리하여 남쪽으로 살짝 돌아갑니다. 길목에는 천하명당자리인 무지개 터를 알리는 안내문이 보입니다.


<한국 제일의 명당자리로 알려져 있는 곳으로 풍수지리설에 의하면 용마바위가 있어 비룡상천(飛龍上天)하는 지형으로, 예부터 이곳에 묘를 쓰면 천자가 태어나고 자손만대로 부귀영화를 누리는 반면에 온 나라가 가뭄으로 흉작이 든다하여 명당자리일지라도 묘를 쓰지 못하는 곳으로 알려진 장소다.>   
 

능선의 끝에 서서 바라보니 방금 지나온 모산재와 그 밑으로 출렁이는 바위의 모습이 정말 장관입니다. 능선을 따라 내려가니 삼각형 모습의 바위 한 개가 우뚝 서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를 황포돛대 바위라고 부릅니다. 그 뒤로 보이는 대기저수지도 훌륭한 조연입니다. 경사가 엄청 급한 철 계단을 조심해서 내려서며 하산하는 길이 상당히 까다롭습니다.

 철계단 능선에서 바라본 순결바위 능선 조망

 

 황포돛대 바위

 

 문바위와 대가저수지

 


모산재 주차장에 도착하니 먼저 하산한 사람이 평소 날아다닌다는 프로등산객 한 명뿐입니다(16:15). 글쓴이는 사진을 찍느라고 지체를 했기에 내가 늦어 사람들을 기다리게 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부지런히 걸어온 탓입니다. 다른 사람들도 철쭉의 바다에 빠져 허우적거리느라 시간이 가는 줄을 몰랐을 것이니 이럴 때는 느긋하게 기다리는 것이 상수입니다.


오늘 평일인도 불구하고 철쭉명산을 찾은 관광버스가 수 십대나 됩니다. 아마도 이번 주말은 승용차와 버스가 뒤엉켜 한바탕 소동이 벌어질 것입니다. 그러나 인내심만 있다면 황매산은 철쭉의 개화시기에 때맞추어 방문할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는 산입니다. 황매산은 넓은 초원, 암릉, 정상부의 스카이라인, 주변의 멋진 조망 등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명산이므로 여기에 철쭉을 더하면 화룡점정(畵龍點睛)입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08년 5월 8일(목)
                  △ 등산 거리 : 약 13km
                  △ 등산 코스 : 장박리-황매산 정상-철쭉평원-베틀굴-산불감시초소-철쭉군락지삼거리-모산재-

                                       무지개터-황포돗대바위-철계단-모산재주차장
                  △ 산행 시간 : 4시간 33분
                  △ 안내산악회 : e목요산악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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