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명소

36번국도(울진-현동)-군인들이 만든 도로

도깨비-1 2007. 10. 30. 11:53

   36번 국도 위의 추억 여행

 

 36번 도로가 군인들의 피와 땀으로 확장된 도로라는 것을 아시는 분이 몇이나 될지?

 당시 작업에 참여하셨던 전우분들은 잘 아시겠지요.

 다들 이 기념탑을 휙- 지나치시겠지만 한번 쯤 들러 살펴보시길...

(불영사 가기전- 불영계곡 휴게소 바로 윗쪽에 있음)

 전승기념탑 같은 것이 아님.(- 전승기념탑도 의미가 남다를수 있지만...)

 전우들의 명복을 다시 빕니다.

 

 이 36번 도로가 4차선 도로 확장문제로 시끄러운 모양 입니다.

 불영계곡쪽 경관을 다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개인적으로  울진 수산교 - 불영사 입구까지의 계곡도 좋지만

 광천교에서 쌍전교 지나 답운재 까지의 단풍도 환상 그자체라

 우리나라에서 가장 죽이는(?) 단풍도로라 자랑하고 있습니다.

 84년 10월 준공 즈음, 광천교 쪽 숙영지에서 분천 숙영지로 돌아가는 길에

 버스 시간이 맞지않아 걸어서 옥방쪽(광회파출초소)까지 10여km을 걸어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육중한 山들은 온통 불붙는다고 해야 옳을 것입니다. 나는 폴짝 폴짝 뛰며 또, 때론 걸으며 가슴까지 물드는 나를 발견해 낼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그것도 잠깐 갑자기 외롭다는 생각이 일기 시작한 것은 아마 너무도 화려했던 단풍 탓이었을 것입니다.


 

가을, 산빛이 짙다.

가난을 외면한 축제처럼

단풍 몇 그루가 화려히 섰고

햇살은 그 위로 축복처럼 내렸다.

“제36번 국도”

갓 포장된 아스팔트 위로

관광버스 단순한 색상

단순한 취기

그 단순함으로 노래되는

단풍.

길은 바다에 까지 열리고

다시, 단풍.

“낙석조심”

“사태주의”

여기 국토건설의 현장에

뜨거운 피의 젊은 넋이

山안개처럼

山안개처럼……


 

오늘, 산빛 고운데.





현장 기념탑에 조각된 사내들은 가슴을 펴 외치고 있었읍니다. 폐품으로 반납된 그들의 육신이 그토록 늠름히 서 있을 줄이야. 제복입은 사내로서 나는 자부심을 생각했읍니다. 歷史는 언제나 미미한 者들의 손끝으로 이루어지는 것임을.


“바다요, 동해의 푸르럼요.” “푸르럼으로 하나가 된 一體의 아름다움입니다.” 울진에서 만난 바다를 나는 그렇게 말했읍니다. 진한 청색의 色감은 정말 잊기 힘들 것입니다. 손바닥만하게 펼쳐진 예쁜 그녀는 미소를 보내왔읍니다. 깔깔한 웃음이 아니라 손작은 미소였읍니다. 햇살은 그녀 위에서 가석방된 죄수처럼 어쩔줄 몰라하며 부서지고 있었읍니다. 단순한 내가 부서지는 순간이기도 했읍니다. 절제된 언어, 절제된 감정, 저절로 스며 나오는 아름다움을 깨닫게 한 것입니다. 대상에 대해서 전제된 욕망없이 가벼운 情感으로만 다가간다는 것 자체가 이미 기쁨일 것입니다. 그래서 아무 것도 소유하지 않을 때 모든 것을 소유하게 된다고 했던가요. "    <천자내 7호 -1984년 12월> 중

 

 그 제복의 시절, 이 도로를 다니면서  생각되던 느낌을 적었던 글 입니다. 

 그때는 군인의 신분이라 이런 저런 제약이 많았고,

 가슴은 터질듯, 하고 싶은 일이 참 많았던 - 연어 같이 펄펄-가슴 뛰던 시절이었지요.

 제대후  90년인가에  여행을 갔었고, 95년 10월에 다시 한번, 이번이 4번 째이지요.

 군시절에 현동 - 울진간을 하도 많이 다녀서 길을 외우다 시피했는데...

 지금은  도로도 조금은 고쳐져 있고, 기억도 가물거려 조금은 낯선 풍경이 더러 있었습니다.

  민박집이 많이 생겨 났고, 집들도 많이 단장되어 여기가 저긴가 했습니다.

 

 어쨌거나  아름다운 계곡과 단풍이 지켜지는 도로 확장 공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