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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한국 진보주의자들에게 주는 고언

도깨비-1 2006. 8. 30. 00:15

"한국 진보주의자들 너무 낡았다"

한반도전문가 英포스터카터교수 `혹독한 비판`

이미숙기자 musel@munhwa.com

유럽의 대표적 한반도전문가로 꼽히는 에이던 포스터카터(56) 영국 리즈대 명예교수가 9일(현지시간) 노무현대통령과 한국의 진보세력을 향해 혹독한 비판을 했다. 포스터카터 교수는 이날 워싱턴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 조 윈더)가 마련한 토론회에서 “한국의 진보주의자들은 진보적 이념만 내세울 뿐 실제행동은 너무 복고적이고 국수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한국의 진보주의;진정한 개혁인가,반동인가’라는 다소 논쟁적인 제목의 주제발표에서 “노무현정부가 경제적 평등이나 외교적 자주를 표방하는 것은 장기적차원에서 국가이익을 훼손하는 감성적 정책에 불과”하다고 거침없이 지적했다. 그는 토론회가 끝난뒤 1시간동안 문화일보와 단독인터뷰를 갖고 한국의 진보주의와 노무현정부에 대한 견해를 자세히 밝혔다.

포스터카터 교수는 인터뷰를 마치며 60년대에 주체사상 연구에 심취했던 그는 82년 이후 20차례 한국을 방문하며 한국정치를 연구했다. 그는 “한국문화를 사랑하고 경제기적을 존경하고 독재를 혐오하는 사람이 됐다”면서 “자동차도 80년대부터 줄곧 스텔라와 포니, 엘란트라만 몰고있다”고 말했다.

―노무현정부의 진보주의를 평해달라.

“노대통령은 분배문제를 언급하는데, 자유시장경제를 채택한 나라치고 불평등이 없는 나라는 없다. 한국은 중국이나 브라질 인도보다 지역적 계층적 양극화 현상이 적은 나라다. 물론 외환위기이후 빈부격차가 벌어지고있지만 그정도는 자본주의사회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것을 국가적 주요어젠다로 삼는 것은 넌센스다.”

―그럼 분배냐 성장이냐는 논의 자체가 불필요하다는 것인가.

“경제가 성장되야 일자리도 생기고 빈곤도 퇴치된다. 보다 솔직하고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사고를 하고, 국가 경쟁력 산업경쟁력을 높여야한다. 그러나 한국의 진보주의자들이나 대기업노조들은 이런 얘기를 하지 않는다.”

―노대통령 탄핵안 가결및 이후 과정은 어떻게 보나.

“그는 우연하게 조성된 정치적 환경속에서 대통령이 됐고, 또 아주 운좋게 63일의 ‘안식일’도 지냈다. 이제부터 그가 생각해야할일은 더 이상의 휴일은 없다는 것, 국내정치게임차원에서 문제를 보지말고 좀더 미래지향적 국익에 철저해야한다는 것이다. 그가 성공한 대통령이 되려면 서구지도자들이 갖고있는 위엄, 진지함, 신중성의 가치를 깊이 인식해야 한다.”

―노대통령의 정치행태를 어떻게 생각하나.

“대통령탄핵안이 결정됐을 때 나는 교토를 여행하고 있었다. 일본언론들이 한국대통령탄핵사태를 크게 보도하는 것을 보고, ‘대통령이 불필요한 정치적 대결국면을 만들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낭비적 과정은 피하고 현실적인 정책을 펴나가야한다.”

―60년대후반부터 남북한연구를 해온 전문가로서, 최근의 남·북·미관계를 어떻게 보는가.

“김대중정부가 추진해온 대북포용,남북화해정책을 지지한다. 그러나 한·미관계에서 자주외교, 자주국방 등등을 내세우는 태도는 한국의 장기적 국익을 고려해볼 때 바람직하지 못하다. 한국은 최근 미·일보다 북·중에 가까워지려는 경향성을 보이는데 이건 위험하다. 한국이 더 발전하려면 대미관계는 대중정서에 의존하지 말고 냉정하게 국익의 관점에서 처리해야 한다.”

―한국의 반미정서에 대한 평가는.

“정서적 차원의 반미와 국익차원의 용미를 생각해야 한다. 한국에겐 아직 미국이 필요하다. 한국의 장기적 국익을 보고 냉정하게 생각하길 바란다.”

―북한 주체사상 연구자에서 한국연구자로 방향전환하고, 또 이제는 한국의 진보세력을 혹독하게 비판하는 이유는.

“양측 모두 너무 이념에 치중하고 현실을 무시한다. 나는 60, 70년대 주체사상에 입각한 사회발전론을 깊이 신봉했으나 그것이 허구임을 차차 깨달았다. 그런데 한국의 진보주의자들은 아직도 북한에 대해 환상을 갖고있는 것 같다. 북한에 대한 경제지원도 좋지만 인권이나 독재문제도 함께 봐야한다. 96~97년 북한식량난은 정치를 잘못해서 초래한 대 재난이다.”

그는 인터뷰를 마치며 “오늘 얘기는 한국의 386세대와 노무현정부를 무차별 공격하기 위한 게 아니라 애정이 전제된 건설적인 비판”이라고 부연설명을 했다.

워싱턴〓이미숙특파원 musel@

2004년 6월 10일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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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진보, 때늦은 좌경화"

한때 주체사상 심취 英 포스터카터 교수
"과거 성취 인정해야…방송은 정권 나팔수"

유럽의 한반도 전문가인 에이던 포스터카터(56) 영국 리즈대 명예교수는 9일 "한국의 진보주의자들은 과거에 얽매이고 세계사의 흐름에 뒤떨어진 때늦은 좌경화(late leftism)에 빠져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워싱턴의 한국경제연구소(KEI) 초청강연에서 '한국의 진보주의, 진정한 개혁인가 반동인가'라는 제목의 주제발표를 했다.

포스터카터 교수는 옥스퍼드 대학에서 정치학과 사회학을 전공하던 1960년대 당시 유럽을 휩쓸던 좌파 학생운동에 참여했고 북한의 주체사상에 심취했었다.

-한국 진보주의자들의 문제는.

"한국은 제3세계 국가의 입장에서 본다면 엄청난 성공사례다. 그런데 한국의 진보주의자들은 자신들의 긍정적 측면을 잘 보지 않는다. 매사를 대립적으로만 몰고 간다. 과거 역사가 이룩한 성과들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진보세력의 친일파 과거 청산 주장이 잘못인가.

"한국은 미래를 위해 해야 할 일이 태산이다. 한데 60년 전의 친일문제를 다시 끄집어내고 있다. 이는 진보세력이 기성세력을 공격하려는 정치적 의도를 내포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언론자유는.

"심각하다. 진보주의자들은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보수 신문들을 윽박지르고 탄압하고 있다. 방송은 군사정권 때에 이어 또다시 정권의 나팔수 역할을 하고 있다."

-진보주의자들이 외교적으로 이중잣대를 갖고 있나.

"미국과 일본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가혹한 반면 중국과 북한에 대해선 이상하리만치 관대하다. 중국과 북한에서 저질러지고 있는 인권탄압엔 눈을 감는다. 한국엔 불교 신자가 많은데 달라이 라마에 대한 중국의 탄압에도 무관심하다. 한국에선 여중생 두명이 미군 장갑차에 깔려 숨진 게 큰 문제가 됐다. 이해할 수 있지만 북한에서 수많은 어린이들이 죽어가는 건 왜 문제삼지 않는가."

-한국 진보주의의 장래를 어떻게 보나.

"진보주의는 한국 사회가 보수주의에 의해 일방적으로 지배돼온 데 대한 반작용일 수 있다. 한국 사회가 변증법처럼 새로운 합의 단계를 만들어낼지 지켜보자."

-한국에선 분배냐, 성장이냐의 논란이 있다.

"한국은 중국이나 브라질.인도보다 지역적.계층적 양극화 현상이 작은 나라다. 외환위기 이후 빈부격차가 벌어지고 있지만 그 정도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것을 국가적 주요 어젠다로 삼는 것은 난센스다."

워싱턴=김종혁 특파원

2004년 6월 11일 중앙일보

출처 : 닭목비틀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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