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박사

[스크랩] [미즈메디 줄기세포] 美 NIH, 미즈-1 분양중지·연구비 정지

도깨비-1 2006. 5. 31. 16:50
출처 : 과학
글쓴이 : 한국일보 원글보기
메모 :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연구비를 지원해온 미즈메디병원의 1번 수정란 줄기세포(미즈-1)에 대해 분양 중단과 연구비 집행 정지 등 공식 조치에 착수, 줄기세포 논문조작의 후폭풍이 가시화되고 있다.

미즈메디병원측이 2004년 미즈-1의 염색체 이상이 발견되자 미즈-5(미즈메디 줄기세포 5번)를 미즈-1인 것처럼 분양해왔다는 사실이 최근 줄기세포 검찰 수사에서 밝혀진 데 따른 연쇄적 파장이다. 미즈메디측이 NIH에 등록된 미즈-1과 다른 세포주를 분양해온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그것이 미즈-1이라고 믿고 실험한 기존 연구자들이 큰 혼란을 겪게 되는 등 국제적인 신뢰도 추락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줄기세포 연구 곳곳 빨간불

30일 미즈메디병원측은 “26일 NIH로부터 연구비 집행을 정지한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NIH는 이와 함께 미즈-1의 분양을 중지했다.

미즈메디병원은 15종의 줄기세포를 모두 재점검하고 있다. 또 미즈-1과 미즈-5가 바뀐 경위를 NIH에 보고하기 위해 검찰 수사 결과를 영문으로 번역, 공증을 받는 작업을 하고 있다.

NIH는 이를 토대로 추가 후속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미즈-1은 분양 가능한 줄기세포 목록에서 제외될 전망이다. 최악의 경우 이미 미즈메디에 지원한 연구비 환수조치와 함께 미즈-1을 이용한 연구논문들이 철회될 가능성도 있다.

국내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미국에서 NIH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미즈-1을 연구한 연구자가 있다면 문제는 복잡하다. NIH가 이에 대한 연구비까지 환수하려 할 경우 책임소재를 놓고 국제 분쟁으로 비화할 소지도 없지않다.

보건복지부는 29일 정부 연구비를 지원받아 미즈-1을 연구중인 국내 연구자 10여명에게 연구비 집행을 일단 중단하고 연구계획서 수정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생명윤리법에 따라 배아를 생산하거나 배아줄기세포를 연구하는 기관의 경우 복지부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연구재료가 원래 계획서상의 세포주와 다른 것으로 드러난 만큼 연구계획서 승인을 다시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험 다시 해야 할 판

미즈-5로 바뀐 미즈-1로 논문을 준비 중이거나 이미 출판한 연구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양대 의대 김계성 교수는 “지금까지 했던 실험데이터를 버리고 다른 줄기세포로 실험을 해야 할 판인데 실험에 들인 시간과 비용은 누가 보상하느냐”고 기막혀 했다. 김 교수는 “뒤바뀐 미즈-1로 출판한 논문에 대해 원칙적인 해외 연구자들은 ‘철회되어도 할 말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며 걱정했다.

고려대 의대 김종훈 교수는 “2004년 가을부터 미즈-1,4,6번으로 실험을 해 논문을 준비 중인데 미즈-1 데이터는 제외하겠다”고 말했다. 한양대 생물학과 박철근 교수는 “아무래도 NIH에 등록된 줄기세포를 쓰는 게 좋았겠지만, 지금까지 한 실험데이터를 모두 버릴 수는 없어서 미즈-5로 명기해 논문을 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나마 이미 출판한 논문은 바뀌기 전의 진짜 미즈-1이라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 신뢰 회복할까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 논문조작에 이어 수정란 줄기세포에 대해 NIH를 속인 사실까지 드러나 국제 신뢰도는 크게 추락한 꼴이다. 줄기세포주를 확립하고 배양하는 기술은 세계적이지만 정작 연구진실성은 낙제점을 받게 된 셈이다.

한 대학 교수는 “안 그래도 황 박사의 사이언스 논문과 데이터가 겹쳐 미즈메디병원의 논문이 줄줄이 철회되는 바람에 연구의 토대인 참조논문(reference)이 사라진 데다가 세포주 관리까지 엉망인 것으로 밝혀졌으니 앞으로 미즈메디 세포주를 어떻게 믿고 쓰겠냐”고 말했다.

민간 연구기관에 대한 관리도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배아에 손 댈 수 있는 곳이 주로 불임클리닉이고 이에 따라 민간 병원 연구소가 줄기세포를 생성하는 선두 연구소로 자리잡았지만 대학이나 정부 연구소가 아니어서 관리가 느슨한 게 사실이다.

줄기세포 논문조작 파동을 거치며 미즈메디병원은 기관윤리심의나 논문 관리에서 큰 문제점을 노출했다. 과학기술부 관계자는 “모든 연구기관을 정부가 직접 다 관리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면서 “하지만 세포응용연구사업단의 연구비 지원을 받은 부분이 있는 만큼 현황을 파악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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