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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재, '안철수의 비상식적 정치의식!'

도깨비-1 2012. 7. 31. 13:58

정규재, '안철수의 비상식적 정치의식!'
안철수, 대학교 1학년 정도의 思考 지녀
류상우 기자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정규제 논설위원이 안철수의 생각에 대해 ‘대학교 1학년 정도의 思考 지녔다’고 혹평했다. 조갑제닷컴(조성호 기자)은 '안철수의 생각'에 관한 '정규재TV'의 방송칼럼을 전부 녹취하여 정규재 논설위원의 안철수 교수에 대한 평가를 소개했다. 조성호 기자의 녹취록을 인용하면, 정규재 논설위원은 “공 들여 쓴 공약집, 《안철수의 생각》을 읽고 평(評)한다는 것은 본인에게는 미안한 일이다. 심심한 유감의 뜻을 표한다”며 “안철수는 자신의 책에서 ‘무슨 무슨 얘기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분노를 느낀다’고 표현을 했다. 이 정도의 수준을 가지고 대통령에 출마하고, 어린 친구들의 지지를 상당 부분 받는다는 것에 당혹감을 갖는다. 안철수는 나 같은 사람의 주장에 분노를 느낀다고 주장할지 모르지만, 이 책을 보니 기가 찬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정규재 논설위원은 “말하자면 대학교 1학년 정도의 사고력이다. 전에 조국 교수에 대해 말한 것과 비슷한데, 이 책의 요지는 ‘우리 모두 열심히 하면 좋은 국가가 된다’는 것”이라며 “세상이 어떻게 구성되고 누가 어떻게 치열하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다. 조국 교수도 강의할 때 보면, ‘나는 이런 사람’이라는 평을 많이 하는데 이 책도 마찬가지로 1장은 ‘나의 고민, 나의 인생’으로 되어 있다. 이 장의 마지막에는 ‘요즘 식스팩도 만드는 중이네요’라고 되어 있다. 2장은 ‘어떤 현실주의자의 꿈’이다. 安 씨는 복지부터 이야기를 한다. 그는 ‘지금 우리나라 복지지출 수준이 OECD국가의 절반도 안 되는 시점에서 조금 늘리자는 얘기를 두고 ‘財政(재정)위기’ 운운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해요‘라고 한다”고 소개했다.

“현재 국내 국ㆍ공립 의료시설의 수용능력은 아동수를 기준으로 1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안철수의 주장을 소개하면서, 정규재 논설위원은 “의료 공공성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이다. 단순히 국공립 의료시설의 비중이 10% 남짓 밖에 안 된다고 해서 공공성이 떨어지는 게 아니다. 사실상 全국민의 의료 문제가 커버(cover)되는, 세계 최고 수준의 공공성을 가진 나라가 우리나라”라고 반박했고, “국가도 건강보험재정을 늘리고, 각 가정도 형편에 맞게 약간 씩 건강보험료를 더 내야 한다”는 안철수 교수의 주장에 대해 “여기서 ‘각 가정도 형편에 맞게 약간씩 건강보험료를 더 낸다’는 말은 참 아름다운데 이 말이 무슨 말인지 잘 모르는 것이다. 말 자체는 좋다. 국가도 건강보험 재정을 늘리자고 하지만 지금 건강보험 재정적자가 엄청나다”고 비판했다.

“가난할 때부터 차근차근 복지안전망을 늘려왔기에 부자가 될 수 있었고, 지속성장이 가능했다는 얘기죠. 탄탄한 복지안전망이 산업경쟁력의 토대가 되었다”는 안철수의 주장에 대해 정규재 논설위원은 “스웨덴 산업에 대해 좀 아나? 우리나라 좌빨 중에 일부가 그런 얘기를 한다. 스웨덴은 1870년부터 1970년까지 거의 100년 동안 매년 평균 2% 가까이 성장했다. 1차 대전 때 스웨덴은 중립이었다. 2차 대전 때에도 중립이었다. 그래서 1, 2차 세계대전 때 엄청난 전쟁 물자를 생산해, 戰後 복구시설을 조달했다. 철광, 산림, 구리 등 자원이 어마어마하게 많다. 지금도 스웨덴 전체 수출 중 30%가 넘는 것이 露天(노천)에서 나오는 철광석이다. 스웨덴은 이런 것으로 복지를 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이 자원이 풍부한 나라인가? 우리나라 露天 어디에 철광석이 있나? 우리나라가 나무를 베어 판매하나? 복지로 잘 살게 되었다는 것은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라고 반박했다.

조성호 조갑제닷컴 기자의 녹취록을 인용하면, 정규재 논설위원은 “스웨덴이 지금 산업 경쟁력이 있는 나라인가? 全세계에서 경제력 집중이 가장 높은 나라가 스웨덴이다. 스웨덴은 결코 좋은 나라가 아니다. 복지에 미친 사람들은 스웨덴이 복지를 많이 하니까 좋은 나라로 볼지도 모른다. 安 씨의 말처럼 스웨덴의 복지가 산업경쟁력의 토대가 되었다? 뭘 알고 얘기를 하라”며 “나중에 스웨덴 복지에 대해 강의를 할 테니, 安 씨도 시간 있으면 <정규재TV>에서 공부 좀 했으면 좋겠다. 한 말씀 더 드리자면 스웨덴에는 連帶(연대)임금이라는 게 있다. 連帶임금이라는 것은 생산성 임금의 반대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連帶임금이 보기에는 아주 좋다. 처음에는 산업경쟁력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며 그러나 “근로자의 생산성이 높은 회사는 실제로 줄 수 있는 임금보다 싸게 주고, 생산성이 낮은 회사는 자기가 줄 수 있는 임금보다 높게 줘야 한다. 결국 중소기업들이 다 망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재벌기업에 경제력이 집중되면서, 중소기업 자영업자, 노동자, 농민 등 상대적 약자들이 희망을 갖기 힘든 구조가 되었다. 재벌개혁을 통해 대기업의 특혜를 폐지하고 중소기업을 중점 육성하는 경제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재벌기업이 특혜를 통해 성장했다는 이야기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어떤 재벌에 대해 배타적인 특혜를 준 게 아니고 과거 경제 성장과정에서 열심히 일하는 기업에 특혜를 준 것이다. 그래서 어떤 재벌들은 성장해 나가면서 정부로부터 많은 인센티브를 받았다. 재벌들이 특혜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느 정도 이유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지금 재벌들이 특혜를 받고 있다? 어떤 특혜? 지금 우리나라 재벌은 다른 나라에서 볼 수 없는 엄청난 규제를 받고 있다. 이런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재벌개혁이 잘되면 외국자본이 집어삼킬 가능성이 있으니 투기자본으로부터의 防火壁(방화벽)을 구축해야 한다”는 취지의 안철수 교수의 주장에 대해 “외국 자본이 다 집어삼킬 우려가 있다고 말하는 재벌개혁은 혹시 재벌 오너들의 의결권을 박탈해 주인 없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생각인가? 국내 재벌 오너들을 들어내면 외국 자본이 그걸 먹는다. 그러니까 외국 자본이 못 먹도록 해야 한다. 다시 말해, ‘국내 대재벌들을 다 쫓아내고 외국 자본도 못 들어오게 하고 그걸 공기업화 하거나 주인 없는 회사로 만들겠다는 표현이냐’고 묻고 싶다”고 반박했다. “재벌의 부당 내부거래와 같은 불공정한 거래, 편법상속 증여, 중소기업의 기술인력 빼가기 등 모든 위법행위를 철저히 막아야 한다”는 안철수 교수의 주장에 대해 정규재 논설위원은 “安씨의 머리는 사회 문제에 대해 좌빨들의 주장을 앵무새처럼 되뇌고 있다. 프로그램화 되어 있다. 편법 상속에서 상속이 왜 문제가 되는지 본질적 고뇌는 전혀 없다. 아무리 봐도 본질적 고뇌는 없고, 시중에 통용되는 아주 진부한 얘기뿐이다. 싸구려 논술학원에 가면 아이들에게 논술의 모범 답안을 외우게 하는데, 安씨의 경우 머리가 좋은 분이라 사회문제에 대해 프로그램화는 잘 되어 있는 듯하다”고 혹평했다.

정규재 논설위원은 “머니게임(Money Game)에 대한 얘기도 있다. 安씨는 ‘안철수연구소’ 주식의 폭등과 폭락에 대해 아무 얘기도 하지 않았다. ‘안철수연구소’ 자체는 로컬(local) 기업이다. 수출이 거의 없다”며, “‘안철수연구소’에서 정부에 제품을 판매할 때 외국산 수입백신과 가격을 맞추라는 요구 때문에 힘들었던 경우가 있어요. 그렇게 되면 가격이 턱 없이 낮아져서 수익성이 떨어지게 되는데 제품의 질이나 향후 관리시스템 같은 것은 고려하지 않고 납품단가 인하만 요구하죠”라는 안철수 교수의 주장에 대해 “자기 것의 제품의 질은 좋고 외제는 안 좋다는 것인가? 자기는 비싸게 받아야 하고 다른 경쟁자의 것은 싸게 팔려야 하나? 외국제품을 싸게 못 팔도록 요구했다는 것인데, 자기 장사는 정당하고 남의 장사는 싸게 하면 안 된다는 주장 아닌가”라며 논박했다.

“제도적으로 停年(정년)연장, 임금 피크제와 결합한 일자리 나누기를 통해 청년고용을 늘리고, 중견기업 육성을 통해 질 좋은 일자리를 많이 창출할 수 있도록 하고…”라는 안철수 교수의 주장에 대해 정규재 논설위원은 “정년을 연장하면 청년고용이 늘어나나? 安씨는 정년연장, 임금피크제, 일자리 나누기 같은 말은 알고 있다. 그런데 이게 어떤 관계가 있는지는 전혀 모르고 있다. ‘중견기업의 육성을 통해 질 좋은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것’은 일종의 孔子(공자) 말씀이다. 그냥 좋은 말만 다 모아놓았다. 정년연장을 하면 나 같이 나이든 사람은 기업체에서 안 물러난다. 그런 상태에서 임금피크제를 하면 임금을 계속 낮춰가며 일을 하는 것이 된다. 이를 통해 청년 고용을 늘린다는 건 모순이다. 어디서 얘기는 들었고, 좋은 말은 하는데 그것이 어떻게 연결되는지가 전혀 없다”고 혹평했다.

정규재 논설위원은 “安씨의 책에는 新再生(신재생) 에너지 이야기도 나온다. 이명박 정부가 新再生 에너지 계획을 세웠다가 지금 미국의 세일가스 문제가 터지는 바람에 말도 꺼내지 않고 있다. 태양광 업체도 많이 망했다. 風力도 거의 거덜났다. 전 세계적으로 新再生 에너지는 맛이 갔다”고 비판했고, “安씨는 광우병에 대해서는 ‘정부가 잘 설명하지 않아서 소통의 문제가 있었다’는 식으로 말한다. MBC가 어떻게 방송국에서 詐欺(사기)를 쳤다는 것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하지 않는다. 광우병 소동 자체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다. 그저 광우병에 대해 정부가 잘 설명을 하지 못했다는 점을 얘기한다. 광우병이 소통을 잘하지 못해 일어난 것인가?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을 좌빨들이 못 받아들인 것이다. 그래서 이명박 정부 초기에 정권을 무력화하기 위해서 있지도 않은 動영상을 조작하고 국민들을 세뇌시켜 사건을 만든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규재 논설위원은 “安씨는 제주 해군기지도 소통이 없었다고 한다. 왜 소통이 없었나? 헌법재판소 판결까지 나오지 않았나! 자기들 주장 안 들어주면 소통이 없는 것인가? 자기들이 하자는 대로 다 해야 소통인가?”라며 “安씨는 용산사건을 ‘慘事(참사)’라고 규정했다. 용산은 慘事가 아니다. 그 곳은 세입자들의 보상이 정상적으로 다 끝난 지역이었다. 그런데 세입자 중 어떤 사람들이, 거액 보상을 노렸다. 그 중에서는 철거공고가 났음에도 보상금을 받고자 시설을 고쳐 마지막까지 장사를 한 사람도 있었다. 나중에 부동산 전문 시위꾼들인 전철연(전국철거민연합)이라는 사람들이 개입해 무차별 폭력시위를 한 것”이라고 논박했다. 정규재는 정상적 이성과 양심과 준법정신을 가진 상식인이고 안철수는 비상식인으로 보인다. 정규재 논설위원은 “시위를 벌이던 暴徒(폭도)들이 거리를 지나가는 버스를 향해 화염병을 던졌다. 그 정도가 되면 미국 등 다른 어떤 나라도 조준사격을 한다”고 주장했다.

정규재 논설의원은 “천안함에 대한 설명도 없다. 천안함에 대한 정부 발표를 믿기는 하지만, 그것도 소통이 잘못됐다고 한다. 허구헌 날 소통 타령이다. 천안함을 안 믿겠다는 사람들이 소통이 없고 자료가 없어서 못 믿는다는 말인가? 안 믿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천안함에 대한 북한의 책임을 묻는 것도 한 줄 없다.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재개하라고 해 놓고, 금강산 관광객 被殺(피살)에 대해 북한이 책임 있는 사과를 해야 한다든지 이런 설명이 전혀 없다. 어떤 대통령이 되려고 이러는 건가?”라며 安씨의 책에는 세계 경제 위기가 어떤 국면으로 진행되고 세계 경제 위기에 대한 熟廬(숙려)와 苦惱(고뇌), 이런 것이 한 줄도 없다. 安 씨는 정치ㆍ경제적 복잡성에 대한 인식이 없다.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는 모조리 정부가 소통을 잘못했다고 떠넘긴다. 외교ㆍ국방에 대한 비전 자체가 전혀 없다. 대한민국이 어떤 국가가 되어야 한다는 역사 인식도 제로이다. 역사라는 개념이 없는 것 같다. 미국ㆍ일본ㆍ중국에 대한 설명도 없고 그저 ‘잘하면 된다’ 식이다“라고 비판했다.

정규재 논설위원은 “북한 정권에 대한 정체성도 전혀 없다. 그저 감상주의적 해법뿐이다. 소통과 설득만 잘하면 된다는 것인데, 소통과 설득은 非법치적 가치이다. 현실에서는 경찰이 총을 쏴 범인을 잡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개인들 간에도 치열한 재산권 訟事(송사)가 벌어지고 기업들은 목숨을 걸고 경영을 한다. 이런 문제는 소통과 조화와는 상관이 없는 것들이다. 민족의 운명이 頃刻(경각)에 달릴 때도 생길 텐데 그때도 소통과 조화를 따질 것인지, 그저 대학생 수준의 감상주의적 해법을 가지고 달려들 것인지, 너무 어려운 걸 주문하는지 모르겠다”고 안철수 교수의 ‘안철수 생각’이라는 생각이 모자라는 책을 맹비판했다. 이런 책이 베스트 셀러로 팔린다는 한국사회의 운명은 안철수 교수의 비상식적 방향을 따라 갈까 정규재 논설위원의 방향을 따라 갈까? 지금 한국사회는 김대중과 노무현의 망귀에 홀린 상태가 아닌가? [류상우 기자: dasom-rsw@hanmail.net/]

<정규재TV>의 ‘생각없는 안철수 생각’ 녹취록 全文(조갑제닷컴 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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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의 생각≫을 들고 있는 鄭奎載 논설위원 / '정규재TV' 캡처



언론들이 일제히 《안철수의 생각》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은 말하자면 ‘안철수의 공약집’이다. ‘내가 대통령이 되면 이렇게 하겠다’는 것이다. 제정임(現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교수)이라는 사람과의 대담을 통해 엮은 책이다. 안철수는 소위 대선후보 1, 2, 3위를 다투는 유력한 후보이다. 공 들여 쓴 공약집, 《안철수의 생각》을 읽고 評(평)한다는 것은 본인에게는 미안한 일이다. 심심한 유감의 뜻을 표한다.

안철수는 자신의 책에서 ‘무슨 무슨 얘기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분노를 느낀다’고 표현을 했다. 이 정도의 수준을 가지고 대통령에 출마하고, 어린 친구들의 지지를 상당 부분 받는다는 것에 당혹감을 갖는다. 안철수는 나 같은 사람의 주장에 분노를 느낀다고 주장할지 모르지만, 이 책을 보니 기가 찬다는 느낌을 받았다.

세상에 대한 고민 전혀 없어

말하자면 대학교 1학년 정도의 사고력이다. 전에 조국 교수에 대해 말한 것과 비슷한데, 이 책의 요지는 ‘우리 모두 열심히 하면 좋은 국가가 된다’는 것이다. 국가가 잘하면 된다는 것이다. 소통 잘하고, 국민들에게 잘 다가가면 된다는 것이다. 세상이 어떻게 구성되고 누가 어떻게 치열하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다. 조국 교수도 강의할 때 보면, ‘나는 이런 사람’이라는 평을 많이 하는데 이 책도 마찬가지로 1장은 ‘나의 고민, 나의 인생’으로 되어 있다. 이 장의 마지막에는 ‘요즘 식스팩도 만드는 중이네요’라고 되어 있다. 2장은 ‘어떤 현실주의자의 꿈’이다. 安 씨는 복지부터 이야기를 한다. 그는 “지금 우리나라 복지지출 수준이 OECD국가의 절반도 안 되는 시점에서 조금 늘리자는 얘기를 두고 ‘財政(재정)위기’ 운운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해요”라고 한다.

하나하나 다 분해를 할 수는 없고, 우선 눈에 띄는 부분에 줄을 쳐 보았다. 안철수는 “현재 국내 국ㆍ공립 의료시설의 수용능력은 아동수를 기준으로 1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우리나라 의료 공공성에 문제가 있다고 했다. 의료 공공성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이다. 단순히 국공립 의료시설의 비중이 10% 남짓 밖에 안 된다고 해서 공공성이 떨어지는 게 아니다. 사실상 全국민의 의료 문제가 커버(cover)되는, 세계 최고 수준의 공공성을 가진 나라가 우리나라이다.

安 씨는 “국가도 건강보험재정을 늘리고, 각 가정도 형편에 맞게 약간 씩 건강보험료를 더 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각 가정도 형편에 맞게 약간씩 건강보험료를 더 낸다’는 말은 참 아름다운데 이 말이 무슨 말인지 잘 모르는 것이다. 말 자체는 좋다. 국가도 건강보험 재정을 늘리자고 하지만 지금 건강보험 재정적자가 엄청나다. 이 상태로 건강보험이 유지가 되느냐, 안 되느냐를 두고 말이 많고 이를 둘러싸고 의료개혁, 약값 인하, 醫藥(의약)분업 등 엄청난 분쟁을 하고 있다. 그런 설명이 전혀 없다. 본인이야 알지 모르지만, 알면 이런 식으로 표현하기 어렵다.

‘스웨덴 복지’의 虛와 實


안철수는 스웨덴은 부자라서 복지를 하는 게 아니라 복지를 통해 부자가 되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다. 安씨는 책에서 “가난할 때부터 차근차근 복지안전망을 늘려왔기에 부자가 될 수 있었고, 지속성장이 가능했다는 얘기죠”라고 평가했다. 또 “탄탄한 복지안전망이 산업경쟁력의 토대가 되었다”고도 했다. 스웨덴 산업에 대해 좀 아나? 우리나라 좌빨 중에 일부가 그런 얘기를 한다. 스웨덴은 1870년부터 1970년까지 거의 100년 동안 매년 평균 2% 가까이 성장했다. 1차 대전 때 스웨덴은 중립이었다. 2차 대전 때에도 중립이었다. 그래서 1, 2차 세계대전 때 엄청난 전쟁 물자를 생산해, 戰後 복구시설을 조달했다. 철광, 산림, 구리 등 자원이 어마어마하게 많다. 지금도 스웨덴 전체 수출 중 30%가 넘는 것이 露天(노천)에서 나오는 철광석이다.

스웨덴은 이런 것으로 복지를 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자원이 풍부한 나라인가? 우리나라 露天 어디에 철광석이 있나? 우리나라가 나무를 베어 판매하나? 복지로 잘 살게 되었다는 것은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이다. 스웨덴이 지금 산업 경쟁력이 있는 나라인가? 全세계에서 경제력 집중이 가장 높은 나라가 스웨덴이다. 스웨덴은 결코 좋은 나라가 아니다. 복지에 미친 사람들은 스웨덴이 복지를 많이 하니까 좋은 나라로 볼지도 모른다. 安 씨의 말처럼 스웨덴의 복지가 산업경쟁력의 토대가 되었다? 뭘 알고 얘기를 하라.

나중에 스웨덴 복지에 대해 강의를 할 테니, 安 씨도 시간 있으면 <정규재TV>에서 공부 좀 했으면 좋겠다. 한 말씀 더 드리자면 스웨덴에는 連帶(연대)임금이라는 게 있다. 連帶임금이라는 것은 생산성 임금의 반대말이다. 여기서 반대말이라는 것은 다른 말이라는 것이다. 생산성 임금은 자기가 거둔 성과만큼 임금을 받는 것이다. 그런데 連帶임금은 이것이 아니다. 내가 시민이든 노동자든 그 산업 전체의 평균 급여를 받는 것이다. 그러니까 내가 다니는 회사가 생산성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같은 업종, 예를 들면 현대자동차라는 자동차 산업에 근무하면 현대자동차의 1차, 2차, 3차 업체에 근무해도 連帶임금을 적용해 받는 것이다. 連帶임금이 보기에는 아주 좋다. 처음에는 산업경쟁력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어떻게 됐나? 근로자의 생산성이 높은 회사는 실제로 줄 수 있는 임금보다 싸게 주고, 생산성이 낮은 회사는 자기가 줄 수 있는 임금보다 높게 줘야 한다. 결국 중소기업들이 다 망하게 된다. 중소기업이 자기가 줘야 할 임금보다 많이 주고 대기업은 자기들이 줘야 할 임금보다 적게 주기 때문에 결국 대기업은 돈이 남고 중소기업은 모자라게 된다. 그래서 중소기업이 다 망하는 것이다. 경제력 집중력이 갈수록 늘어난다. 예를 들어, 소위 ‘20대 재벌의 경제력 집중도’가 한국이 전체 산업의 50%정도 되고, 미국이 25%정도라면, 스웨덴은 80% 정도이다. 무식한 좌빨들이 마음대로 지껄여놓은 것을 안철수는 무슨 대학교 1학년 학생처럼 따라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재벌이 특혜보다 규제를 더 당해


안철수는 또 조세부담률에 대해 “우리나라는 GDP의 20% 남짓인데, OECD 평균은 26%”라고 한다. 스웨덴의 조세부담률은 약 40%정도로 우리나라가 약간 낮은 편이다. 그런데 스웨덴은 부가가치세가 25%이다. 소득세도 구간이 세 단계로 되어 있다. 우리는 소득세가 굉장히 복잡한 累進(누진)구조로 되어 있다. 알지도 못하면서 이렇게 마음대로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안철수는 “재벌기업에 경제력이 집중되면서, 중소기업 자영업자, 노동자, 농민 등 상대적 약자들이 희망을 갖기 힘든 구조가 되었다”고 주장한다. 이건 요즘 경제민주화로 ‘재벌 원죄론’을 하도 떠들어대니 자기도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安 씨는 “재벌개혁을 통해 대기업의 특혜를 폐지하고 중소기업을 중점 육성하는 경제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하는데 이게 재미있는 대목이다. 그러면서 “외국자본이 다 집어삼킬 수 가능성이 있으니 투기자본으로부터의 방화벽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한다.

재벌기업이 특혜를 통해 성장했다는 이야기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어떤 재벌에 대해 배타적인 특혜를 준 게 아니고 과거 경제 성장과정에서 열심히 일하는 기업에 특혜를 준 것이다. 그래서 어떤 재벌들은 성장해 나가면서 정부로부터 많은 인센티브를 받았다. 재벌들이 특혜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느 정도 이유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지금 재벌들이 특혜를 받고 있다? 어떤 특혜? 지금 우리나라 재벌은 다른 나라에서 볼 수 없는 엄청난 규제를 받고 있다. 이런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다.

중소기업을 중점 육성하는 기업구조? 국회에서 홍00 국회의원이 ‘삼성전자는 실효세율이 15%밖에 안 되고 중소기업은 13~16% 더 낸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 그래서 마치 삼성전자가 특혜를 받는 것처럼 말하는 걸 보고 기절할 뻔했다. 대기업ㆍ중소기업 다 稅制(세제)혜택을 받는다. 고용과 투자를 많이 하고 연구개발을 많이 하면 세금 지원을 받는다. 이유는 국가의 부담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투자를 하면 회사를 만들게 되고, 회사를 만들면 고용을 발생한다. 국가에서 고용을 직접 만들 여력이 없는데 기업에서 고용을 해주니 정부가 각종 지원을 해주는 것이다.

재벌로부터 받은 피해는 분명히 밝혀야

예를 들면 이렇다. 창업 중소기업에 4년간 소득세ㆍ법인세 50% 감면 해준다. 대기업에는 이런 것이 없다. 농특세ㆍ비과세ㆍ등록면허세 면제도 중소기업에 주는 혜택입니다. 취득세ㆍ재산세 50% 면제, 모든 중소기업이 사업용 자산에 투자할 때 3%를 공제, 생산성 향상 시설투자의 稅額(세액)공제는 중소기업은 7%, 대기업은 3%이다. 新성장 동력연구개발 공제율도 당해 연도 발행기준으로 대기업은 20%, 중소기업은 30%이다. 중소기업이 다 우대를 받는다. 특허권을 취득하는 기술취득비용은 대기업에 3%를 해주다 지금은 없어졌고, 중소기업은 여전히 7%를 해준다. 중소기업 집중 육성은 박정희 대통령 때부터 하던 이야기이다.

安씨는 ‘재벌개혁이 잘되면 외국자본이 집어삼킬 가능성이 있으니 투기자본으로부터의 防火壁(방화벽)을 구축해야 한다’고 그러는데 이건 안철수 교수한테 물어봐야겠다. 외국 자본이 다 집어삼킬 우려가 있다고 말하는 재벌개혁은 혹시 재벌 오너들의 의결권을 박탈해 주인 없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생각인가? 국내 재벌 오너들을 들어내면 외국 자본이 그걸 먹는다. 그러니까 외국 자본이 못 먹도록 해야 한다. 다시 말해, ‘국내 대재벌들을 다 쫓아내고 외국 자본도 못 들어오게 하고 그걸 공기업화 하거나 주인 없는 회사로 만들겠다는 표현이냐’고 묻고 싶다.

제정임 씨가 ‘재벌의 횡포를 실제 경험한 거냐’고 물으니 安씨는 “내가 직접 피해를 당하지는 않았지만 많이 목격하고 주위 사람들로부터도 자주 들었다”면서 2000년 무렵 벤처위기와 관련해 손해를 봤다고 했다. 그랬더니 제정임 씨가 다시 ‘어떤 불이익을 받았느냐’고 묻는다. 그러자 安씨는 “여기서 굳이 이런 걸 다 말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라고 한다. 자기가 손해를 봤다면, 한두 군데라도 애기를 해야 할 것 아닌가. 安 씨는 과거 다른 강의에서 ‘삼성동물원’, ‘LG동물원’이라고 욕을 했던 적이 있다.

그래서 삼성이 안철수 씨가 어떻게 해서 삼성과 거래를 하다 피해를 당했는지 조사를 했던 것 같다. 삼성 측 이야기는 삼성SDI와 안철수 연구소가 한 건인가 거래를 한 적이 있었고, 아무 문제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安 씨는 책에서 꽤 있었다고 하고 있다. 그는 또 “다만 제가 받은 불이익의 문제도 한 조직에서 리더의 철학이 잘못되었을 때 조직 하부에서 지레짐작 과잉충성으로 문제를 증폭시킨 것이라고 이해를 한다”면서 도망을 갔다. 즉, ‘내가 피해를 봤는데 그 회사 졸병이 보스의 철학을 잘못 이해해 내가 손해를 입은 거지 그 회사 잘못은 아니다’라며 도망을 간 것이다. 이런 語法을 어떻게 봐야 하나? 아주 재미있는 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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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에 관해서는 極左

재벌개혁에 대해 安씨는 “재벌의 부당 내부거래와 같은 불공정한 거래, 편법상속 증여, 중소기업의 기술인력 빼가기 등 모든 위법행위를 철저히 막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安씨의 머리는 사회 문제에 대해 좌빨들의 주장을 앵무새처럼 되뇌고 있다. 프로그램화 되어 있다. 편법 상속에서 상속이 왜 문제가 되는지 본질적 고뇌는 전혀 없다. 아무리 봐도 본질적 고뇌는 없고, 시중에 통용되는 아주 진부한 얘기뿐이다. 싸구려 논술학원에 가면 아이들에게 논술의 모범 답안을 외우게 하는데, 安씨의 경우 머리가 좋은 분이라 사회문제에 대해 프로그램화는 잘 되어 있는 듯하다.

그런데 상속에 대해 얘기를 하고 내부거래에 대해 비난은 하면서 실제로 내부거래가 왜 문제가 되고, 또 내부거래의 실상이 어떤지, 상속이 정의로우면서도 不정의롭다는 개념에 대한 진지한 고민의 흔적은 전혀 찾을 수 없다. 安 씨는 적어도 표현만 봤을 때, 이념적으로 중간에서 왼쪽, 그렇다고 極左(극좌)는 아닌 것 같다. 단, 재벌 얘기 같은 것은 완전히 極左다.

安씨는 “우리나라 상황에서는 산업자본이 은행을 지배하게 놔두면 더 많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한다. 아마 金産(금산)분리에 대한 얘기를 이렇게 들은 모양인데, 우리나라는 산업자본이 은행을 지배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금융지주회사조차도 은행을 가질 수 없고, 보험회사조차도 산업자본을 지배할 수 없다. 그런데 거꾸로 얘기하고 있다. 어디서 이런 게 입력이 됐는지 참 궁금하다. 전경련을 비판하는 대목도 있다. 그는 “미국 유학 시절 실리콘밸리의 대표적 글로벌 기업 CEO들이 모여 회의를 한다고 해 무슨 얘기를 하나 궁금해서 다음 날 신문을 찾아 읽은 적이 있어요. 흥미로웠던 것은 CEO들이 자신들을 위해 정부에 뭘 해달라고 한 게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업들이 “교통량이 증가하면서 도로가 정체되는 일이 많은데 이에 대한 해결책은 무엇인지, 경쟁력 유지를 위해 人材 영입을 위해서 移民비자 제도가 어떻게 개선되는 것이 좋은지, 의료비용 때문에 지역의 장기적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데 기업들이 어떤 代案을 마련하면 좋은지 등 지역사회에 보탬이 될 수 있는 내용이 主流였다”고 말한다.

‘의료비용 때문에 지역의 장기적 경쟁력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 지역사회와 무슨 관련이 있나? 이게 다 기업民願(민원)이이다. 영어로 쓰면 천사고, 한국어로 쓰면 민원인가? 미국인이 하면 천사처럼 보이고, 우리가 하면 악당처럼 보이는 건가?

‘안철수연구소’ 주가 폭등 때 뭘 했나?

머니게임(Money Game)에 대한 얘기도 있다. 安씨는 ‘안철수연구소’ 주식의 폭등과 폭락에 대해 아무 얘기도 하지 않았다. ‘안철수연구소’ 자체는 로컬(local) 기업이다. 수출이 거의 없다. 安씨는 또 “‘안철수연구소’에서 정부에 제품을 판매할 때 외국산 수입백신과 가격을 맞추라는 요구 때문에 힘들었던 경우가 있어요. 그렇게 되면 가격이 턱 없이 낮아져서 수익성이 떨어지게 되는데 제품의 질이나 향후 관리시스템 같은 것은 고려하지 않고 납품단가 인하만 요구하죠”라고 주장한다. 자기 것의 제품의 질은 좋고 외제는 안 좋다는 것인가? 자기는 비싸게 받아야 하고 다른 경쟁자의 것은 싸게 팔려야 하나? 외국제품을 싸게 못 팔도록 요구했다는 것인데, 자기 장사는 정당하고 남의 장사는 싸게 하면 안 된다는 주장 아닌가.

‘안철수연구소’는 사실 영업이익률이 높은 회사는 아니다. 그런데 ‘안철수연구소’ 株價(주가)가 대폭등 했다. 말하자면 실력에 비해 株價가 많이 오른 것이다. 그동안 安씨의 대선 출마설에 따라 주가가 올랐다. 安씨가 대통령이 되면 ‘안철수연구소’가 갑자기 좋아질 거라고 생각했던가 보다. 주가 폭등은 주식시장에서 테마주라고 해서 투기꾼들이 주가를 올리는 것이다. 하지만 安씨는 ‘소액주주들이 함부로 유혹을 받으면 안 된다. 사실 우리 회사 주가는 계속 오르고 있다. 저거 투기꾼들이 맘대로 올리는 머니게임입니다’라는 식의 경고를 한 번도 내놓은 적이 없다. 그리고 株價가 다락같이 올랐을 때, 그 주식을 팔아 ‘안철수 재단’을 만들었다. 그러면서 머니게임 하는 사람을 비판하고 있다. 安씨 자신은 주식전문가 시골의사 박경철로부터 얼마나 어드바이스를 받았는지 모르겠지만 기업실력에 비해 주가가 어마어마하게 올랐을 때 스스로도 아마 말이 안 된다고 느꼈을 것이다. 근데 소액 주주들한테 ‘일반투자자들은 절대 저 주식에 관여하지 말라’는 경고를 한 번도 안했다. 정상적인 회사, 정상적인 주주였다면 경고를 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마지막 피크에서 그 주식을 팔아 ‘안철수 재단’을 설립한 것이다. 또 한 번 천사가 됐다.

제정임 교수가 ‘원장님은 통합과 소통의 리더십을 강조하셨는데 이런 원칙에 걸맞게 각료들을 임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고 묻자 安씨는 “유능한 인재는 정파와 관련 없이 기용하는 문화가 필요합니다…(중략) 이런 점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인재추천위원회 같은 시스템을 만들어 상시적으로 폭 넓은 추천을 받고, 검증위원회를 통해 이 인재들을 검증해 적재적소에 기용하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다. 安 씨는 지금 정부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모르고 있는 것이다.

자기들 주장을 안 들어주면 소통이 없는 건가?

安씨의 책에는 아주 재미있는 문장이 있다. 일자리 문제와 관련된 것이다. 安씨는 “제도적으로 停年(정년)연장, 임금 피크제와 결합한 일자리 나누기를 통해 청년고용을 늘리고, 중견기업 육성을 통해 질 좋은 일자리를 많이 창출할 수 있도록 하고…”라고 주장한다. 정년을 연장하면 청년고용이 늘어나나? 安씨는 정년연장, 임금피크제, 일자리 나누기 같은 말은 알고 있다. 그런데 이게 어떤 관계가 있는지는 전혀 모르고 있다. ‘중견기업의 육성을 통해 질 좋은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것’은 일종의 孔子(공자) 말씀이다. 그냥 좋은 말만 다 모아놓았다. 정년연장을 하면 나 같이 나이든 사람은 기업체에서 안 물러난다. 그런 상태에서 임금피크제를 하면 임금을 계속 낮춰가며 일을 하는 것이 된다. 이를 통해 청년 고용을 늘린다는 건 모순이다. 어디서 얘기는 들었고, 좋은 말은 하는데 그것이 어떻게 연결되는지가 전혀 없다.

安씨의 책에는 新再生(신재생) 에너지 이야기도 나온다. 이명박 정부가 新再生 에너지 계획을 세웠다가 지금 미국의 세일가스 문제가 터지는 바람에 말도 꺼내지 않고 있다. 태양광 업체도 많이 망했다. 風力도 거의 거덜났다. 전 세계적으로 新再生 에너지는 맛이 갔다.

安씨는 광우병에 대해서는 ‘정부가 잘 설명하지 않아서 소통의 문제가 있었다’는 식으로 말한다. MBC가 어떻게 방송국에서 詐欺(사기)를 쳤다는 것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하지 않는다. 광우병 소동 자체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다. 그저 광우병에 대해 정부가 잘 설명을 하지 못했다는 점을 얘기한다. 광우병이 소통을 잘하지 못해 일어난 것인가?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을 좌빨들이 못 받아들인 것이다. 그래서 이명박 정부 초기에 정권을 무력화하기 위해서 있지도 않은 動영상을 조작하고 국민들을 세뇌시켜 사건을 만든 것이다. 安씨는 제주 해군기지도 소통이 없었다고 한다. 왜 소통이 없었나? 헌법재판소 판결까지 나오지 않았나! 자기들 주장 안 들어주면 소통이 없는 것인가? 자기들이 하자는 대로 다 해야 소통인가?

安씨는 용산사건을 ‘慘事(참사)’라고 규정했다. 용산은 慘事가 아니다. 그 곳은 세입자들의 보상이 정상적으로 다 끝난 지역이었다. 그런데 세입자 중 어떤 사람들이, 거액 보상을 노렸다. 그 중에서는 철거공고가 났음에도 보상금을 받고자 시설을 고쳐 마지막까지 장사를 한 사람도 있었다. 나중에 부동산 전문 시위꾼들인 전철연(전국철거민연합)이라는 사람들이 개입해 무차별 폭력시위를 한 것이다.

당시 金碩基(김석기) 서울경찰청장이 강력진압을 했는데, 경찰관을 포함한 여러 사람이 죽었다. 정말 아쉬운 사건이지만 왜 그렇게 됐나? 시위를 벌이던 暴徒(폭도)들이 거리를 지나가는 버스를 향해 화염병을 던졌다. 그 정도가 되면 미국 등 다른 어떤 나라도 조준사격을 한다. 미국이 아니라 유럽 같았으면 맞은 편 건물에 경찰이 올라가 조준했을 것이다. 이를 어리석게 일반 데모 진압하는 병력을 동원해 진압하다 경찰까지 죽었던 사건이 바로 용산사건이다. 경찰이 죽었다는 측면에서는 慘事이다. 그러나 안철수는 소통을 하지 않은 정부 잘못이라고 한다.

정치경제 문제에 대한 기본 인식 결여

천안함에 대한 설명도 없다. 천안함에 대한 정부 발표를 믿기는 하지만, 그것도 소통이 잘못됐다고 한다. 허구헌 날 소통 타령이다. 천안함을 안 믿겠다는 사람들이 소통이 없고 자료가 없어서 못 믿는다는 말인가? 안 믿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천안함에 대한 북한의 책임을 묻는 것도 한 줄 없다.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재개하라고 해 놓고, 금강산 관광객 被殺(피살)에 대해 북한이 책임 있는 사과를 해야 한다든지 이런 설명이 전혀 없다. 어떤 대통령이 되려고 이러는 건가? 安씨의 책에는 세계 경제 위기가 어떤 국면으로 진행되고 세계 경제 위기에 대한 熟廬(숙려)와 苦惱(고뇌), 이런 것이 한 줄도 없다.

安 씨는 정치ㆍ경제적 복잡성에 대한 인식이 없다.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는 모조리 정부가 소통을 잘못했다고 떠넘긴다. 외교ㆍ국방에 대한 비전 자체가 전혀 없다. 대한민국이 어떤 국가가 되어야 한다는 역사 인식도 제로이다. 역사라는 개념이 없는 것 같다. 미국ㆍ일본ㆍ중국에 대한 설명도 없고 그저 ‘잘하면 된다’ 식이다.

북한 정권에 대한 정체성도 전혀 없다. 그저 감상주의적 해법뿐이다. 소통과 설득만 잘하면 된다는 것인데, 소통과 설득은 非법치적 가치이다. 현실에서는 경찰이 총을 쏴 범인을 잡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개인들 간에도 치열한 재산권 訟事(송사)가 벌어지고 기업들은 목숨을 걸고 경영을 한다. 이런 문제는 소통과 조화와는 상관이 없는 것들이다. 민족의 운명이 頃刻(경각)에 달릴 때도 생길 텐데 그때도 소통과 조화를 따질 것인지, 그저 대학생 수준의 감상주의적 해법을 가지고 달려들 것인지, 너무 어려운 걸 주문하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