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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본때' 큰 소리치다 눈물 뚝뚝…박지원은 다를까?

도깨비-1 2012. 7. 20. 14:54

'검찰 본때' 큰 소리치다 눈물 뚝뚝…박지원은 다를까?

2012-07-20 09:57 | CBS 조백근 기자

돈 받은 정치인이나 공직자들이 검찰의 소환통보를 받고 보이는 태도에는 공통점이 있다.
하나같이 ‘돈 받은 일 없다’, ‘사실무근’이라며 오리발을 내미는 모습은 늘 같다.
조금 시간이 지나면 ‘돈을 받았지만 직무관련성은 없다’거나 ‘대가성은 없다’라며 돈 받은 걸 시인하면서도 문제될게 있냐는 듯 말을 바꾸는 뻔뻔함을 연출한다.
개중에는 검찰에 불려가 사진기자들의 플래시세례를 받는 포토라인에 서서도 당당함을 보이는 담대한 정치인들이 많다.
하지만 검찰조사 후 재판을 받게 되면 사법처리의 법망을 끝까지 빠져나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주인공은 바뀔지라도 이 같은 시나리오는 틀에 박힌 듯 늘 똑같다.
정치인들은 밝혀질 때 밝혀지더라도 ‘일단 무조건 부인하라’는 자기들만의 불문율이라도 있는 듯 보인다. 검찰에 불려 가면 ‘이렇게 부인하고 대처하라’는 매뉴얼이라도 있는 게 아닌 가 의심이 들 정도다.

◈MB 정부 들어 여권 정치인, 공직자 '혐의' 부인했지만 모두 구속◈

현 정부 들어 검찰이 ‘독립성’을 높이기라도 하듯 정권 핵심정치인들의 비리에 대한 수사에 강도를 높이고 있다.
대통령과 지근거리에 있는 인사들이 사법처리 됐거나 재판을 기다리고 있지만하나같이 발뺌하는 모습은 예외가 없다.

이처럼 하나같이 답변이 부인 일변도로 궤를 같이 한다.
본인들 얘기대로라면 ‘그냥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주는 돈 받았을 뿐’이며 ‘높은 자리를 이용해 청탁을 들어주거나 한 것 없다’는 것이다.
검찰 수사는 돈을 받은 사람이 아니고 돈을 준 사람을 통해서 진술을 확보한 뒤 이뤄지기 때문에 수사의 칼날을 피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정치인 한명이 한강 다리에서 떨어지면 폴루션(pollution,환경오염)이고 정치인 전부가 한강다리에서 낙하하면 솔루션(solution,문제해결 또는 해법)"이라는 독한 유머가 회자된 적이 있다.
정치인의 도덕성과 불신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걸 단적으로 풍자한 말이다.
지난 97년 한보철강 비리사건으로 정치인들이 줄줄이 소환될 때 모 의원은 검찰청사 앞 포토라인에서도 ‘검찰에 본때를 보여 주겠다’ 고 일갈했다.
그 의원은 검찰조사과정에서 눈물을 뚝뚝 흘리며 한번만 봐 줄 것을 애걸했다고 한다.

◈정치인들 일단 부인은 검찰불신 탓이라는 지적도◈

정치인에 대한 검찰 수사를 ‘칼과 방패의 싸움’에 비유하곤 한다.
정치인들은 ‘불체포 특권’을 활용한 ‘방탄국회’까지 불사하며 최대한 자기방어 자세를취한다. 처음부터 ‘기 싸움’에 밀려서는 안 된다는 듯 상대를 향해 어깨에 잔뜩 힘을 주는 모습이다.
야권의 경우 부인하는 차원을 넘어 ‘표적수사’, ‘공작수사’, ‘정치검찰’, ‘야당탄압’ 운운하며 공세의 고삐를 더욱 바짝 죈다.
야당정치인들이 일단 부인하며 맞서는 것은 ‘검찰에 대한 강한 불신’의 다른 표현이라는 분석도 있다.
“검찰수사가 그동안 아주 공정했다거나 깊이 있는 수사를 했다기 보다는 뻥튀기하거나 정치적인 기류에 많이 좌우돼 불신이 많았던 게 사실“이라고 박상병 시사평론가는지적했다.

◈19일 검찰소환 불응 박지원 대표, "할복도 불사"◈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가 검찰의 19일 소환통보에 나가지 않고 검찰과 일전을 불사할 뜻임을 재확인 했다.
“내가 보해저축은행에서 돈 받았다면 목포 역전에서 할복이라도 하겠다”
목포가 지역구인 박 대표가 검찰수사대상에 오르자 지난 4일 트위터에 던진 말이다. ‘부당한 정치검찰’이라고 규정하며 ‘생명 걸고 싸우겠다’고 선포했다.
앞으로 두 세 차례 소환요구를 더 하겠다는 검찰은 체포영장 가능성도 내비치며 계속 압박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

◈박지원 대표 수사문제, 대선 앞두고 ‘상징성’ 부각◈

이번 박지원 대표 수사를 둘러싼 시점과 분위기는 그리 간단치 않다.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의 ‘정치자금 발언’으로 불똥이 97년 대선자금수사로까지 튀지 않을까 청와대와 여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형국이다.
야권은 박 대표 소환이 이 같은 정치자금발언 직후 나온 것으로 ‘정치검찰의 부당한 물타기 수사’라고 규정했다.
정확히 대선을 5개월 앞두고 한판 큰 싸움을 예고하는 이번 박대표 수사문제는 상황여하에 따라 자칫 대선까지 치열한 공방을 이어갈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민주통합당은 한명숙 전 대표의 무죄판결의 재판을 만들어 검찰의 무능을 입증해보이겠다고 벼르는 모습이다.
과연 민주통합당 바램대로 ‘한명숙 무죄 시즌2’로 귀결날 것인지 아니면 또 한명의 거짓말 정치인의 구속으로 결판날 것인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