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박철순 등)

한일 레전드 올스타, 20일 잠실벌을 수놓는다

도깨비-1 2012. 7. 19. 14:30

한일 레전드 올스타, 20일 잠실벌을 수놓는다

  • 입력: 2012.07.19 12:20/ 수정: 2012.07.19 12:20 / 스포츠서울

 

KIA 선동열 감독이 18일 두산과의 홈경기를 앞두고 한.일 레전드매치 선발 등판에 대비해 불펜 피칭을 하고 있다. 선 감독은 "40개를 던졌더니 힘들더라. 더 이상 못던지겠다"면서도 "올스타전이 기대된다. 어려 보일려고 머리도 짧게 깍았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뒤쪽에서는 앤서니가 감탄스런 표정으로 그의 피칭을 바라보고 있다.광주 | 이주상기자.rainbow@sportsseoul.com

 

 

숙명의 라이벌이 13년 만에 다시 만난다. 90년대 후반 한.일 최고 '소방수' 경쟁을 펼치던 KIA 선동열 감독(49)과 '대마신' 사사키 가즈히로 일본 TBS 해설위원(44)이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릴 한일 레전드 매치에서 사상 첫 선발 맞대결을 펼친다. 일본 투수 무라타 쵸우지(63)는 60대의 나이 임에도 140km대의 공을 던져 눈길을 끌 것으로 보인다. 20일 오후 3시30분부터 한일 레전드가 함께하는 야구 클리닉이 펼쳐지고, 5시부터 30분간 사인회가 열린다. 그리고 본 게임은 7시부터 시작된다.

 

◇명품 슬라이더(선 감독) vs ML 포크볼(사사키)

 

선 감독과 사사키는 1996년 일본 프로야구에서 처음 만나 이듬해인 1997년부터 일본 최고의 마무리 자리를 놓고 불꽃튀는 경쟁을 펼쳤다. 선 감독은 한국무대를 평정했던 명품 슬라이더를 앞세워 일본진출 두번째 해인 1997년 폭발적인 세이브 행진을 이어갔다. 사사키 역시 명품 포크볼을 앞세워 1995년부터 4연속시즌 구원왕에 오르며 일본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전성기를 맞았다. 당시 사사키의 포크볼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이른바 '토네이도 열풍'을 일으켰던 노모 히데오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였다. 선 감독은 레전드 매치를 앞두고 "사사키는 몸관리도 철저하고 하체를 잘 쓰는 투수였다. 마무리 투수가 가져야 할 마인드와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운동신경을 고루 갖춘 투수"라고 극찬했다.

 

둘의 라이벌 구도는 1997년부터 형성됐다. 당시 주니치 소속이던 선 감독과 요코하마에서 뛰던 사사키는 같은 센트럴리그에서 구원왕 경쟁을 펼쳤다. 96년 일본에 진출한 선 감독은 첫해 실패를 자양분 삼아 이듬해 세이브 행진을 펼쳤다. '나고야의 태양'이라는 애칭이 생긴 것도 이 때였다. 선 감독은 "전반기에는 내가 압도적으로 세이브가 많았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팀이 이기는 날이 많지 않으니 등판 기회 자체가 별로 없었다. 내가 한 달동안 3세이브를 거둘 동안 사사키가 14세이브를 올리며 따라 오더라. 결국에는 (구원왕 경쟁에서) 내가 졌다"며 웃었다. 당시 일본의 구원왕은 세이브와 구원승을 합쳐 '세이브포인트'라는 제도를 운영했다. 선 감독과 사사키는 나란히 38세이브를 거뒀는데, 선 감독이 1승(39세이브포인트)에 그쳐 3승을 따낸 사사키(41세이브포인트)에게 타이틀을 넘겨줘야 했던 것이다.

 

98년에는 사사키가 45세이브를 거두며 29세이브에 그친 선 감독을 누르고 4연속시즌 구원왕에 올랐고, 99년에는 선 감독이 28세이브로 19세이브에 그친 사사키보다 좋은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사사키는 2000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을 차지하는 등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 당시 선 감독은 메저리그 진출과 일본 생활 연장 사이에서 고민하다 전격 은퇴해, 둘의 경쟁도 끝났다.

 

◇'선데이 무라타' vs '송골매'

 

일본 레전드 투수 중 무라타 쵸우지는 60대의 나이 임에도 140km대의 공을 던지는 성실함의 대명사'다. 70~80년대 22시즌 동안 215승을 거둔 일본의 명투수인데, 80년대 중반 롯데에서 일요일에만 등판해 '선데이 무라타'라는 애칭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마키하라 히로미는 퍼펙트 게임으로 유명한 선수다.

 

한국 레전드 투수들 중 '선데이 무라타'에 견줄만한 성실함의 화신으로는 22시즌 동안 마운드를 호령한 '송골매' 송진우 한화 코치가 있다. 80년대 최고의 명투수인 넥센 김시진 감독, '팔색조' LG 조계현 코치, '구원왕' 중앙대 김용수 감독, 90년대 한화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한화 한용덕, 정민철 코치 등도 그 이름만으로 야구팬을 설레게 한다.

 

◇한일 2000-2000클럽 자존심 격돌

 

한일 양국에는 긴 시간 동안 현역에서 최고의 활약을 꾸준히 이어왔다는 '상징'인 2000(경기)-2000(안타) 클럽에 가입한 선수들이 여럿 눈에 띈다.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로는 통산 18시즌을 뛴 '양신' 양준혁 SBS 해설위원(2135-2318)과 19시즌 동안 프로 무대를 누빈 NC 전준호 코치(2091-2018)가 있다. 넥센 김동수 코치(20시즌) 이종범(16시즌) 등도 오랫동안 팬의 사랑을 받아온 전설이다.

 

일본팀에서는 후지타 타이라 감독(19시즌.2010-2064), 일본에서 해설가로 활동 중인 기요하라 가즈히로(22시즌.2338-2122) 코마다 도쿠히로(18시즌.2063-2006)이 오랫동안 일본 팬의 사랑을 받아왔다.

 

◇'스리런의 사나이' vs '만루 홈런의 사나이'

 

한국 레전드 중에는 홈런에 일가견이 있는 선수가 많다. 특유의 헐크 세리머니와 포효로 유명한 SK 이만수 감독(통산 252홈런)을 비롯해 SBS 양준혁 해설위원 (351홈런) LG 김기태 감독(249홈런) 김성한 CMB해설위원(207홈런)등이 그 주인공이다. 한화 한대화 감독은 통산 홈런수(163홈런)에서는 다른 레전드에 떨어질지 모르지만 결정적 한방을 많이 터뜨려 '스리런의 사나이'라는 영예로운 별명을 갖고 있다.

 

1루수로 통산 골든 글러브 10회를 수상한 코마다 도쿠히로 해설위원(통산 195홈런)은 '만루 홈런의 사나이'로 유명하다. 코마다 위원은 일본 프로야구 만루홈런 역대 3위(총 13개)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지석기자.장강훈기자 zzang@sportsseoul.com

 

 

출처 :  http://news.sportsseoul.com/read/baseball/1061151.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