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의 1군 성적은 타율 2할3푼5리 16홈런 35타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까지 반납하며 명예회복을 노렸지만 현재형으로는 뜻을 이루지 못한 셈이다.
이승엽의 부진에 대한 여러 분석 중 빠지지 않는 것이 한가지 있다. 바로 몸쪽 승부다. 몸쪽에 대한 부담이 결국 그의 밸런스를 무너트리고 있다는 지적은 더 이상 새로운 것도 아니다.
이승엽 역시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타격폼을 바꿔가며 무진 애를 썼다. 어쩌면 그에게 더 이상 기술적 조언은 의미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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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신적인 면이라면 혹 도움이 될런지도 모른다. 자신을 좀 더 믿었으면 좋겠다는 말이다.
조경택 한화 2군 배터리코치는 얼마 전 몸쪽 승부에 대한 꽤 흥미로운 이야기를 했다. 공을 받아 본 포수의 입장에서 본 몸쪽 공 이야기다.
조 코치는 " 포수가 몸쪽 사인을 냈을 때 정확히 원하는 곳으로 들어오는 경우는 잘해야 10번에 3번 정도에 불과하다 " 고 했다. 그는 1999년 한화 우승의 주전 포수였다. 당시 한화 마운드엔 최전성기를 달리던 송진우 구대성 정민철 등이 있었다. 셋 모두 '한국 최고 투수'라는 칭호가 아깝지 않은 이들이었다.
그는 이야기를 좀 더 이어갔다. " 10번에 3번도 송진우 구대성 같은 투수들이나 가능했다. 다만 타자들이 그들의 이름값에 밀려 몸쪽보다 가운데 몰린 공에도 손이 나가지 않았을 뿐이다. 결과적으로 송진우 구대성 같은 투수는 10개 중 5,6개의 몸쪽 공을 성공한 셈이 됐다 " 고 말했다.
몸쪽 승부서 절반 이상 이겨낼 수 있는 투수는 그야말로 특급 투수다. 바꿔말하면 타자들의 송진우나 구대성을 상대할 때 그들의 위세에 눌리지 않았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었다는 뜻이다.
역시 그들과 함께 호흡했던 장종훈 코치에게도 같은 질문을 했다. 그는 타자 입장에서 본 몸쪽 공을 이야기해줬다.
" 내게도 집요하게 몸쪽이 들어왔다. 해법은 나를 믿는 것이었다. 몸쪽 공략을 하더라도 실투가 없을 수 없고, 그 실투만 놓치지 않아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믿었다. "
조 코치는 여기에 한마디를 더 보탰다. " 장종훈 같은 타자가 타석에 들어서면 오히려 실투가 더 많아진다. 언제든 한방을 맞을 수 있다는 부담은 투수에게 결코 쉽게 극복될 수 있는 두려움이 아니다. "
물론 일본 투수들이 상대적으로 제구력이 빼어나다는 평가도 있다. 게다가 이승엽은 어쩔 수 없는 '외국인 차별'에 대한 부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장.조 코치의 현역시절은 지금 한국 야구보다 좌.우 스트라이크 존이 훨씬 넓었다. 또한 송진우 구대성의 제구력은 세계 어느 곳에 가도 통할 수준이다. 분명 곱씹어볼 대목이 있는 이야기들이다.
요미우리에서 연수중인 김한수 코치는 최근 한 언론 인터뷰서 " 일본 투수들은 여전히 이승엽을 두려워한다 " 고 했다. 대부분의 야구인은 김 코치의 말이 괜한 위로가 아니라고 말한다.
이승엽도 김 코치의 말을 굳게 믿어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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