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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스포츠]부상 투혼 이승엽 요미우리 ‘완소남’>

도깨비-1 2007. 10. 11. 15:09
뉴스: <[스포츠]부상 투혼 이승엽 요미우리 ‘완소남’>
출처: 뉴스메이커 2007.10.11 14:08
출처 : 최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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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 : 거인군 4번타자의 프라이드.' 일본 스포츠전문지 '스포츠호치'가 10월 3일자로 보도한 이승엽(31·요미우리) 관련 기사의 제목이다. 같은 날 '스포츠닛폰'도 이승엽이 올해 고뇌와 고통을 안고 싸운 과정을 자세하게 감동적으로 엮어 소개했다.

요미우리가 5년 만에 센트럴리그 우승의 영광을 안으면서 이승엽의 눈물 겨운 부상 투혼이 새삼 조명되고 있다. 요미우리의 우승, 그 한가운데에는 부상 속에서 자신과의 싸움을 극복해낸 4번타자 이승엽이 있었다.

눈물겹던 2007년

타율 3할2푼3리·41홈런·108타점 VS 타율 2할7푼4리·30홈런·74타점.이승엽의 지난 해와 올해 성적이다.

지난해 일본 최고 인기 명문 구단 요미우리에서 4번타자로 자리 잡은 이승엽. 팀 성적은 바닥이었지만 그의 고군분투는 빛났다.

그러나 올해는 정반대였다. 팀 전력은 몰라보게 탄탄해졌다. FA 오가사와라 미치히로를 영입해 이승엽과 함께 '공포의 OL 타선'을 구축하면서 팀 홈런 1위(191개)를 달릴 만큼 타선이 튼튼해졌다. 결국 영원한 라이벌 주니치와 한신을 따돌리고 5년 만에 통산 40번째 센트럴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승엽은 힘들었다. 1월 어머니(故 김미자씨)를 여의며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이승엽에게 부상은 제2의 시련이었다. 지난해 겨울 무릎 수술 이후 재활을 마쳤다 싶었더니 이번에는 손가락이었다. 왼쪽 엄지 손가락 염증. 특히 6월 이후 극심해진 통증과 함께 성적이 급추락했다.

하지만 이승엽은 안 될 때 어떻게든 그 이유를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손가락이 곪는 통증에도 '외국인 4번타자'로서 역할을 다하기 위해 멈추지 않았다. 시즌 초반에는 삼성시절부터 고수해온 외다리타법까지 포기했다. 하지만 인터리그에서 별 재미를 보지 못했고, 2년 연속 차지하던 인터리그 홈런왕도 놓쳤다.

결국 6월 초 다시 외다리타법으로 돌아갔고, 7월 1일 히로시마전에서 일본 진출 이후 통산 100호 홈런을 때려내며 슬럼프에서 탈출하는 듯했다. 하지만 다시 부진에 빠지자 전반기 종료 직전 2군행을 자청했다. 열흘 동안 2군에서 절치부심하고 돌아온 이승엽은 후반기 첫 경기였던 요코하마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터뜨렸다.

그러나 또다시 멈춘 방망이. 이승엽은 결국 '4번'을 벗어던지고 하위 타순으로 강등되기도 했다. 4번 복귀 이후에도 방망이가 잠시 조용하자 타순 재조정설이 흘러나왔다. 한 고비 넘기면 또 한 고비. 파란만장한 시즌이었다.

더욱 강해진 4번타자

성적은 분명 지난해만 못하다. 하지만 요미우리 팬의 이승엽 사랑은 여전하다. 오히려 더 단단해지고 있다. 자신을 극복하려는 그의 눈물겨운 노력 덕분이다. 이승엽은 올 시즌 극심한 통증에도 자리를 지킨 채 아픈 손가락에 고무 보호대를 착용하고 방망이를 잡았다. 타격이 제대로 되지 않자 나중에는 그마저 벗어던졌다. 시즌 중 수술을 심각하게 고려했지만 5년 만의 우승에 도전하는 팀을 위해 겨울을 기약하고 꿋꿋이 방망이를 잡았다.

이승엽은 결국 9월부터 감을 찾기 시작했다. 7일 한신전에서 일본 진출 이후 처음으로 한 경기 3홈런을 터뜨리며 일본 진출 통산 300타점을 기록하더니 지난 추석 연휴에는 2홈런을 몰아쳤다. 그리고 10월 2일. 야쿠르트와 맞붙은 시즌 143번째 경기. 요미우리가 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그날 이승엽은 시즌 30호 포를 쏘아올렸다. 펜스 상단까지 날아가 광고판을 맞힌 초대형 홈런이었다. 3년 연속 30홈런은 물론 다카하시 요시노부와 아베 신노스케, 오가사와라에 이어 올 시즌 요미우리 4번째 30홈런 타자가 됐다. 일본 프로야구 사상 한 팀에서 30홈런 타자가 4명이나 나온 것은 처음. 팀의 우승을 더욱 화끈하게 빛내준 홈런이었다.

시즌 중반 잠시 흔들리는 듯 보이던 하라 감독의 '무한신뢰'도 꿋꿋한 이승엽의 노력에 더욱 굳어졌다. 이승엽은 10월 1일 선수단 가운데 5명에게만 전달한 하라 감독의 특별격려금 10만 엔(약 80만 원)을 받았다. 마무리 우에하라 고지와 다카하시 요시노부, 와키야 료타, 노마구치 다카히코, 그리고 이승엽이 특별히 선택됐다. 시즌을 마감하기 직전 지난 경기에 대한 고마움과 남은 경기에 대한 당부의 마음을 함께 담은 선물이었다.

요미우리 4번의 프라이드

이승엽의 올 시즌은 '스포츠호치'의 한 마디로 정리되는 듯하다. " 아프고 괴로웠던 이승엽을 지탱한 것은 '요리우리 4번의 프라이드'였다. " 이승엽도 요미우리의 리그 우승이 확정된 뒤 말했다. " 말로 표현하기 힘들 만큼 힘든 시기가 있었다 " 고.

하지만 부상을 이겨내고 팀을 위해 뛰겠다는 책임감과 정신력, 일본 최고 구단에서 4번타자로 뛰는 한국인 선수로서의 자존심, 그리고 부진에서 벗어나려는 자신과의 끝없는 싸움이 일본 진출 4년 만에 첫 정규시즌 우승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냈다.

이승엽은 이제 지바 롯데 소속이던 2005년 이후 두 번째 재팬시리즈 패권에 도전한다. 요미우리의 영웅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는 이승엽. 이제는 재팬시리즈 우승 축포를 터뜨릴 준비를 마쳤다.

< 스포츠칸·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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