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서민’만을 위한 동아일보의 짜깁기 궤변
즉, 칼럼의 주장은 공급 친화적인 정책이 바로 시장 친화적인 정책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칼럼이 말하는 공급 친화적인 정책의 구체적인 방법은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를 완화해 공급을 늘리는 것과 강남의 재건축아파트 규제를 완화하고 강북의 뉴타운도 강남을 대체할 정도로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른바 전형적인 ‘세금폭탄론’과 ‘공급확대론’이 절묘하게 결합된 내용이다. 우리 부동산보도모니터팀은 이러한 주장의 위험성과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고자 한다.
‘40억 아파트 주민’의 고달픈(?) 처지에만 관심
칼럼이 언급한 대로 강남구 삼성동의 65평형 I아파트의 시가는 40억 원이라고 한다. 이 돈을 은행에 예치하면 이자소득세를 제하고 매달 1260만 원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도 이들은 한 달에 1620만 원, 하루에 54만 원 정도의 특급호텔 스위트룸에 해당하는 거주비용을 내면서 힘들게 살아야만 한다는 것이다. 이게 다 ‘세금폭탄’ 때문이며, 이들은 억울한 피해자라는 항변이다. 이러한 칼럼의 인식에는 두 가지 전제가 깔려있다. 하나는 강남의 40억 원대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을 우리나라의 ‘표준적인 국민’으로 설정한 것이며 또 한 가지는 좋은 곳에 살아도 비싼 세금을 내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강남의 40억 원대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 도대체 우리나라 국민 중에서 얼마나 될까? 평범한 사람들의 삶은 <동아>가 그토록 안타까워하는 이들의 삶과는 한참 거리가 멀다. 그런데도 ‘강남 아파트 주민’들의 처지만 생각하고 쓴 칼럼을 과연 공정하다고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리고 칼럼의 주장대로 시가 40억 원대의 아파트를 팔면 세금폭탄을 맞아(?) 17억 원을 세금으로 내야하니 겨우 23억 원 밖에 남지 않아 이들의 삶이 너무 힘들다는 주장은 좀처럼 이해가 되지 않는다. 23억 원을 가지고도 힘들다면 평범한 중산층과 서민들은 도대체 무슨 말을 해야 할까? 그리고 <동아>는 이들이 내는 종부세와 양도세는 부당하다고 생각하면서 지금까지 부동산가격이 터무니없이 올라 생긴 불로소득은 왜 말하지 않는지 궁금하다.
칼럼은 왜 이들이 하루에 특급호텔 스위트룸에 해당하는 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강남에 살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비싼 곳에 살면 당연히 그에 상응하는 세금을 내는 것이 옳은 것이다. 하지만 칼럼은 비싼 곳에 살아도 세금을 내는 것은 부당하고, 오래전부터 이곳에 살아왔기 때문에 집값이 올라도 세금을 내는 것은 억울하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강남에 오래 살아온 집 한 채 갖고 있다는 것이 징벌을 당해야 할 죄악은 아니다.”라는 말에는 ‘비싼 곳에 살기 때문에 내는 세금은 징벌이며 우리는 죄인이 아니다’라는 억울함이 깔려 있다. 물론 강남에 사는 것이 죄는 아니다. 하지만 비싼 곳에 살면서 그에 상응하는 세금을 내야하는 책임은 다하지 않고, 불로소득의 혜택만 누리려는 것은 잘못이다. 국민으로서 해야 하는 당연한 의무는 싫고 권리와 혜택만을 누리겠다는 발상은 후안무치(厚顔無恥)가 아닐 수 없다.
종부세 깎으면 공급 늘어난다는 궤변
지난해 자진신고율 97.7%를 보이며 성공적으로 안착한 종부세에 대해 칼럼은 다시 한 번 ‘위헌’이라는 죄목으로 종부세 흔들기를 시도하고 있다. 그러면서 종부세를 “취득가격 기준으로 부과하면 위헌 논란을 불식하면서 장기 보유를 유도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라며 종부세의 완화를 주문하고 있다.
이처럼 칼럼이 제시하는 부동산 안정 해결책이란 한 결 같이 공급을 확대하는 것뿐이다. 우리 부동산보도모니터팀은 지금까지 이러한 공급확대론의 허점에 대해 지속적으로 지적해 온 바 있다. 공급을 끊임없이 확대하면 언젠가는 집값이 잡힐 것이라는 이러한 공급확대론은 매우 위험한 것이고, 현실을 무시한 신화에 불과하다. 물론 공급이 부족한 곳에 주택을 공급하는 것은 당연한 조치이다. 실제로 살 집이 없어서 주택공급이 필요하다면 집을 지어 공급하는 것은 경제학의 기본이다. 하지만 실수요가 아닌 투기적인 가수요에 대해서까지도 무작정 공급을 계속 확대해서는 안 된다. 강남권의 주택 가격의 폭등이 실수요가 아니라 투기적 가수요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는 것은 그 지역의 주택소유통계를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그런데 칼럼은 이런 통계는 언급하지 않는다. 또한 최근 몇 차례의 정부 부동산대책으로 인해 얼어붙은 부동산시장에서 미분양이 발생하는 것에 대해 <동아>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 궁금하다. 과연 살 집이 정말 없어서, 다시 말해 공급이 부족해서 부동산가격이 올라가는 것이라면 미분양은 왜 발생한단 말인가?
<동아>, 부동산시장 경착륙을 책임질 텐가?
칼럼의 주장대로 투기적인 가수요는 마음대로 날뛰도록 풀어주고, 공급은 끊임없이 확대해주면 과연 집값이 잡히고 부동산시장이 연착륙 할 수 있을까? 오히려 그 반대다. 투기적인 가수요를 억제하는 장치들을 풀어주고 공급을 확대한다고 했을 때 어떠한 결과가 발생했는지를 우리 국민들은 지금까지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아왔다. 그리고 지난 경험사례들을 통해 우리 국민들에게는 이미 학습효과가 생겨버려서 알 만한 사람이라면 이러한 사실을 모두 다 알고 있다. 그런데도 끊임없이 <동아>는 투기수요는 풀어주고 공급은 계속 확대하라고 주문한다.
도대체 <동아>는 부동산시장의 거품이 급격히 붕괴해서 경착륙하기라도 바라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부동산시장의 거품을 뺄 수 있는 정공법은 부동산불로소득은 환수하고 그 대신 노력소득에 대해서는 감면을 해주는 것이다. 이것이 가장 시장 친화적인 방법이다. 이렇게 해서 부동산시장을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한 다음에 정말로 주택이 부족하다면 공급을 해주면 된다. <동아>는 만일 자신들의 주장대로 했다가 부동산시장이 자신들의 주장과는 정반대로 경착륙한다면 그 결과에 대해 책임질 텐가? <끝>
(사)민주언론시민연합 / 토지정의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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